랄프 윈터 박사가 1974년 로잔대회에서 미전도 종족이란 개념을 주창한 이래로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는 전 세계적인 선교전략으로 관심을 불러왔고 한국에서도 여러 단체가 구성되어 미전도 종족에 대한 정보제공, 종족 입양을 통한 복음전도, 선교지 탐방과 정착 훈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미국 남침례교 선교부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의 11,249 종족 중 기독교인 2% 미만 종족이 6,525 종족으로 절반 이상이라 한다. 이 가운데 복음을 전혀 접하지 못한 종족이 절반 정도이며 또한, 인구 10만 이상의 종족이 639개 종족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으로 미전도 종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상기 하고자 한다.
*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는 주님의 지상 명령의 초점이다.
주님의 지상 대명령이라 일컫는 마태복음 28:19 말씀에서 족속이라는 단어에 주목해 보자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주님은 모든 나라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모든 족속이라고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주목하시는 것은 모든 족속이다. 모든 나라에 선교사를 보내야 함도 중요 하지만 이제는 모든 족속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사역에 포인트를 두어야 할 시점이다. 주님께서 “모든 족속으로”라고 하신 말씀을 다시 한 번 주목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 유대민족의 뿌리 깊은 선민사상
유대 민족은 부르심을 받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음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그러나 성경을 보면 이는 아브라함만을 위한 축복이 아님을 알게 된다.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창12:3) 아브라함을 부르심은 모든 족속을 축복하시기 위함이다. 이 축복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그리스도의 세계라.”고 하신 말씀에서 궁극적으로 성취되지만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유대 민족을 통해서 하나님 당신을 모든 민족에게 계시하고자 하신 것이다. 그러나 유대민족은 자기들만의 하나님으로 생각했을 뿐 하나님께서 모든 족속의 하나님 되심을 생각하지 못했다. 요나가 니느웨라 가라는 명령을 받고도 불순종한 사건이라든지, 회개한 니느웨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 이면에는 “오직 유대인만의 하나님”이라는 의식이 깔렸음을 보게 된다.
* 이방인에 대한 제자들의 인식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민족의식을 뛰어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사마리아 여인과의 만남을 보게 하셨고 이방인 백부장의 요청에 응하심으로 민족을 초월한 사랑을 보여 주셨다. 그럼에도, 제자들의 의식에는 이방인이 여전히 배척하고 상종해서는 안 되는 대상이었다. 제자들에게 이 같은 인식의 변화가 없는 한 모든 민족에게 라는 주님의 명령을 수행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세계 선교에 앞서 성령님께서 하신 일은 이러한 민족의식을 깨뜨리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를 만난 사건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처음에 베드로는 이방인 고넬료를 만나지 않으려 하였다. 그뿐 아니라 함께 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여겼다.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라고 했던 베드로가 “하나님께서 깨끗케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행10:15)라며 말씀 앞에 순종하기까지 세계 선교는 다른 민족을 바라보는 베드로의 의식변화로부터 시작되었어야 함을 성경은 보여 주신다.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성도들의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들을 우리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미개한 종족으로 보는지 사납고 위험하고 상종해서는 안 될 그런 족속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들도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영혼이며 그들에게도 복음이 증거 되기를 바라고 계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보는지는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질문이다.
* 안디옥교회가 세계선교의 중심이 되었던 이유
스데반의 순교 사건을 계기로 믿는 이들이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게 되었을 때 그들 역시 전도의 초점은 유대인으로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안디옥에 이른 일부 그리스도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의 눈에 이방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성경을 주목해 보자.
“때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을 인하여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도를 유대인에게만 전하는데 그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매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행11:20)
유대인에게만 이라는 말과 헬라인에게도 라는 말이 대조되어 나타난다. 안디옥교회는 이방선교와 함께 세워진 교회이다. 모두가 내 민족만을 생각하던 때에 다른 민족을 볼 수 있었고 품을 수 있었던 이들에 의해서 세워진 교회가 안디옥교회였다. 세계선교의 시작과 중심이 안디옥교회가 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모임에서도 내 민족 혹은 내 교회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을 바라보시는데 우리가 내 민족, 내 교회만 보고 있다면 이는 성령의 음성에 둔감함이 아닐지 반문해 보아야 한다. 안디옥교회가 교회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두 일꾼인 바울과 바나바를 세계선교를 위해 한꺼번에 기꺼이 파송한 일이 오늘날 우리 상황에서라면 쉬웠겠는가? 성령의 음성을 듣지 못했다면 또한, 모든 민족에게 라는 주님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유대인에게만 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안디옥교회, 그리고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울과 바나바를 따로 세우라.”라는 말씀에 기꺼이 순종했던 안디옥교회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선교의 본보기가 된다. 우리가 깨뜨려야 할 인식, 그것은 바로 “유대인에게만”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
* 우리도 과거에는 미전도 종족이었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불과 200년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개신교의 역사는 그보다도 100년이나 짧다. 그렇다면, 이전의 우리 모습은 어떠했는가? 바위 아래서, 나무 아래서 그리고 절간을 찾아다니며 우상을 섬기던 민족이었으며 생활 모습이나 외모 또한, 당시 선교사의 눈에는 우스꽝스러웠을 바로 우리야말로 미전도 종족이었다. 그러나 이 민족을 바라보았고 은둔의 나라 조선을 향하여 눈물로 기도했던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복음을 품고 이 땅을 찾아와 준 선교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존재한다.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롬10:14) 함과 같이 그분들이 있었기에 복음이 우리에게 전파되었음을 생각할 때 바울의 “복음에 대하여 빚진 자”라는 말처럼 우리는 복음에 대해서 빚진 자들이다.
첫째로 이 민족을 사랑하사 구원의 복음을 듣는 축복을 주신 주님께 빚진 자이며 두 번째로는 이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며 친히 찾아와 주셨던 그분들께 빚진 자이며, 세 번째로는 이제 우리를 통하여 복음을 들어야 할 또 다른 이들에게 빚진 자이다.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많은 영혼, 많은 종족이 복음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차례이다. 주님께서 이 민족을 축복하심이 어찌 이를 위함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김 인 수(묵동 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