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5장에 기록된,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최초의 교회 회의는 모세의 율법과 믿는 자의 관련성에 대한 의문점이 그 동기가 되었습니다. 바울 사도는 그의 제 1차 전도 여행에서 율법의 행위를 요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파했던 것입니다. 그는 제 1차 전도 여행에서 돌아오자 곧 안디옥 교회에서 “하나님이 함께 행하신 모든 일과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신 것”(행 14:27)을 고했습니다.
바울은 그 교회에서 보고할 때, 이방인들이 모세의 율법을 지키지 않고 할레를 받거나 유대교로 개종하지도 않고 구원받은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때 안디옥 교회의 성도들은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기쁜 소식을 찬양했습니다.
율법을 지키지 않고 은혜로만 구원받은 이방인에 관한 소식이 예루살렘에 전해지자, 그곳에 있는 율법주의적인 유대인의 무리들은 구원받으려면 율법을 지켜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율법주의자들은 안디옥에 가서 믿는 자들에게 율법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너희가 모세의 법대로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능히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 하니”(행 15:1).
이것은 바울과 바나바 측과 다른 편인 율법을 전하는 자들의 무리 사이에 커다란 논쟁을 일으켰습니다.
과연 소동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그 사실을 의사 누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와 저희 사이에 적지 아니한 다툼과 변론이 일어난지라”(행 15:2)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자, 그들은 결국 그 문제를 예루살렘에 있는 장로와 사도들에게 의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를 포함한 위원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에게 가도록 임명되었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바울과 바나바는 환영을 받고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이 이방인 가운데 어떻게 역사했는가를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곧 율법주의적인 바리새인들이 반대하며 주장하기를 “이방인에게 할례주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하다”(행 15:5)고 했습니다.
사도들이 온 교회와 더불어 그 논쟁을 결말지으려 했으나 오히려 혼란만 일어나고 결과적으로는 열띤 논란의 수라장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이른바 “은혜파” 와 “율법파” 의 두 무리 사이에는 큰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베드로가 처음으로 그의 경험을 증거하였는데, 그는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저희 마음을 깨끗이 하사 저희나 우리나 분간치 아니하셨느니라”(행 15:9)고 말하면서, 자기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방 사람 고넬료의 집을 방문했던 일을 고했습니다. 베드로는 율법을, 유대인인 그 자신도 멜 수 없는 멍에라고 일컬으면서(행 15:10) 그의 판단으로 그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가 저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받는 줄을 믿노라”(행 15:11).
베드로의 말은 율법의 전문가인 율법주의자들에게 커다란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으나, 그들은 별 분쟁없이 베드로의 관점을 확증하는 바울과 바나바의 간증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야고보가 말할 차례였는데, 사실 그가 그 회의의 의장이었습니다.
베드로와 바울과 바나바의 간증으로 그 회의는 조용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반대 세력은 말문이 막혀 버렸습니다. 그런데 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만일 예수께서 하늘에 계시는 동안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구성되는 그의 몸된 교회를 세우신다면, 왕국과 지상에서의 메시아 통치에 관한 성경의 약속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모든 선지자들이 메시아가 올 것이며, 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방인의 속박의 멍에에서 구원하여 이스라엘 왕국을 회복하실 것이며, 이스라엘은 한 국가를 이룩하여 그들이 다시 찾은 영토에서 살 것을 분명히 예언한바 있습니다. 이 모든 예언들이 땅에 떨어졌단 말입니까? 우리는 이것을 전부 영적으로만 해석해서 현 교회에 적용해야 한단 말입니까? 만일 하나님이 이방인들 가운데서 한 몸, 즉 교회를 선택하신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버리신다는 말입니까? 이런 문제들 역시 해답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때에 맞게 야고보가 등장했습니다.

야고보가 설명한 것은 매우 간단한 기본적인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바리새 학자들은 그것을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야고보는 이스라엘에게 주신 왕국에 관한 약속은, 문자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나 지금 현재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즉 첫째로, 예수님은 그 당시까지도 하나의 신비로서 남아 있던 그의 계획의 일부를 이루어 나가시는 중이며, 그 다음에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왕국을 실현시키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처음으로 이방인중에서 자기 이름을 위할 백성을 취하시려고 저희를 권고하신 것을 시므온이 고하였으니”(행 15:14).
그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그 일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왕국에 관한 것은 잠깐 보류하시고 지금은 그의 이름을 위해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해서 한 백성을 이방인 중에서 불러내시고 계십니다.”

야고보가 말한 것은, 다음과 같은 왕국과 관련된 예언에 그대로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록된 바 이 후에 내가 돌아와서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다시 지으며 또 그 퇴락한것을 다시 지어 일으키리니 이는 그 남은 사람들과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모든 이방인들로 주를 찾게 하려 함이라”(행 15:15-17).
“이 후에 내가 돌아와서”에서 “이 후”란 무엇을 한 후에란 말입니까? 그것은 주님께서 그의 이름을 위하여 이방인 가운데 한 백성을 모으신 후에, 즉 교회의 몸이 완성되고 이방인으로 충만하게 된 후라는 말입니다. 그 다음에 주님께서는 돌아오셔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시고, 지상에 왕국을 세우실 것이며, 그럼으로써 메시아 통치의 모든 예언들을 문자 그대로 이루실 것입니다.
이제 그들에게 제시된 문제의 해답이 나왔습니다. 교회 시대의 성도들이 왕국의 율법 아래 있습니까? 이스라엘 민족에게 모세를 통하여 주신 율법을 이 은혜의 시대에 처해 있는 성도들이 지켜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것에 대해 야고보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그러므로 내 의견에는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말고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가하니”(행 15:19-20).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는 말이나 할례에 대한 말은 하나도 없고 다만 세 가지, 즉 우상 숭배와 음행과 피를 먹는 것을 피하라고 충고했습니다.

이 세 가지 일에 대한 금기는 율법적 근거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고 은혜의 근거에서 주어진 것입니다. 이 이방인들은 원래 우상 숭배자들이었고 따라서 그런 경우에 음행은 하나의 종교적 예식이었으며, 또한 그들은 피의 신성함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방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유대인들에게는 혐오스러운 이 세 가지 일은, 특별히 금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이방인들은 이 일에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안디옥에 있는 이방인 성도들에게 편지를 써서 바울과 바나바 일행의 편에 보냈습니다. 그 편지는 “믿는 자들(특히 이방인 성도들)이 모세의 율법 아래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서였습니다. 여기 예루살렘 장로들이 안디옥에 보낸 편지의 사본이 있습니다.
“들은즉 우리 가운데서 어떤 사람들이 우리의 시킨 것도 없이 나가서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키라는) 말로 너희를 괴롭게 하고 마음을 혹하게 한다 하기로”(행 15:24, 괄호 안의 구절은 흠정역 에는 있으나 한글 개역 성경에는 번역되지 않음-역자주).
다시 한번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예루살렘으로부터 온 율법주의자들이, 안디옥에 있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킴으로써 유대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결정됐나 봅시다.
“우리의 시킨 것도 없이”(행 15:24).
그들 마음대로 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방인 성도를 율법 아래 있으라고 가르친 그 율법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은혜에서 벗어난 사람입니다. “우리는 결코 그런 것을 시키지 않았다”고 사도와 장로들이 안디옥 교회에 편지했습니다. 율법주의적 안식일 수호자(sabbatarians)들은 권위가 부여되지 않은 자였으므로, 우리는 “우리의 시킨 것도 없이”라는 말씀에 따라 그들의 요구를 거부합니다. 이것이 바로 안디옥 교회에 주어진 메시지였으니 곧 “이방인 그리스도인이 율법 아래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편지는 안디옥 교회에 전해졌고 그것을 읽었을 때 성도들은 그 위로의 말과 격려로 기뻐했습니다(행 15:31). 그 일은 그렇게 일단락을 지었으나, 율법 선생들은 바울이 가는 곳마다 따라 다니면서 바울이 전파하는 은혜를 파괴시키려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여행하는 곳곳마다 그는 반대를 받았습니다. 신약에서 세 권 이상이 주로 율법에 관한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기록 되었습니다. 사도 시대로부터 시작되어 온 오류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율법주의, 반(反)율법주의, 갈라디아주의 등입니다.

첫째로 율법주의는, 사람이 율법을 지킴으로써 구원받는다고 가르치며, 이 오류에 대한 대답이 바로 바울 사도의 로마서입니다. 둘째 오류는, 첫 번째 것의 정반대로 모든 것이 은혜이므로 우리가 어떻게 살든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이 오류에 대한 답변은 야고보의 서신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셋째 오류인 갈라디아주의는, 가장 사특한 것으로서 우리가 은혜로 구원을 받지만 율법을 완전히 지킴으로써 그 구원을 보존해 나가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즉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을 받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구원은 우리의 행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오류를 갈라디아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사상이 갈라디아 교회에 창궐했기 때문입니다. 이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바울이 쓴 것이 바로 갈라디아서입니다.
이 세 가지 오류는 현재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비록 최초의 교회 회의에서 이 문제가 명확하게 규정되었으며 서신서에서도 해설되어 있지만 이 오류들은 계속 주장되어 왔습니다.
주님께서 율법의 두려움과 속박에서부터 귀중한 영혼들을 인도해 내셔서, 하나님의 은혜의 자유로 이끌어 들이시는 데에 본서의 각 장을 사용하시고 본서를 널리 전파해 주시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그것을 확실히 믿기는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함이 있느니라”(고후 3:17)고 했기 때문입니다.

M.R. 디한
생명의 말씀사 간, 율법이냐 은혜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