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른 봄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미얀마에서 온 신수안 낭 형제님으로 현재 자신의 거처는 아세아 신학교이며 미얀마 양곤 교회 사역자인 장로 형제님의 소개로 전화하노라고 하였습니다. 낭 형제님은 한국 모임을 방문하여 성도들을 만나고픈 간절한 마음에서 전화했던 것이었습니다. 1993년경 오산 모임에서 교제한 적 있는 양곤 교회 리 안 칸 항 형제님 추천으로 아세아 신학교에서 1년간 한국의 농업기술을 배울 예정이라는 말씀과 함께 형제로서 주님 안에서의 교제를 원했습니다. 따라서 오산교회는 미얀마의 실정을 알게 되었고 선교에 대해 진지하게 기도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주님을 영접하여 구원받은 형제가 한국에 와 있다는 사실도 큰 기쁨이었고 그 형제를 만나는 일은 더욱 마음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양평에서 기차와 버스를 타고 올 형제를 오산 버스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초면이었지만 피부색이나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낭 형제임을 직감하고 다가가 말을 건네며 반가운 악수를 하였습니다.

  저희 집으로 와 미얀마의 아내와 통화 후에 형제가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았는데 “이젠 마음이 편해요. 내 마음에 쉼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얀마를 떠난 후에 한 번도 아내에게 소식을 전하지 못해 불안해하다가 그제야 안도하는 듯하였습니다. 낭 형제를 통해 미얀마와 그곳 모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주의 군사정부 체제에서도 하나님을 앙망하는 백성이 있고 구원받은 성도들이 말씀에 순종하며 주님의 몸 된 교회로 모인다는 소식은 기쁘고 감사한 일로 이에 우리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낭 형제님은 어려운 상황인 미얀마에 복음이 전파되고 교회가 세워지도록 기도로 동역하기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오산교회도 선교에 대한 꿈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게 되었고 효과적인 선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성도님들과 교제를 나누었고 이후에 낭 형제님이 미얀마로 돌아가 개척하고 섬길 교회와 복음사역에 기도와 물질로 돕기로 하였습니다.

  국토면적이 우리나라의 6.6배이고 인구 약 4,560만 명인 불교국가로 경제와 생활환경이 몹시 어려운 나라, 국민의 약 70% 이상이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다종족국가, 불교 87%, 기독교 6%, 이슬람교 4%, 힌두교 1%가량인 이 나라에 구원받은 성도가 모이는 50여개 모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 후, 1998년 10월경 낭 형제는 모임에서 준비한 컴퓨터 세트를 가지고 귀국했고 계속적인 교제 가운데 기도와 물질로서 미얀마 수도 양곤 북부 지역의 다곤 교회를 기도하며 지원하였습니다.

  주님의 인도 하심으로 2001년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약 일주일 동안 다곤 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공항에서 형제님들의 영접을 받고 짐을 푼 다음 날 다곤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로 가는 길에 여기저기 우뚝 서 있는 황금빛 불교사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것이 부족한 나라이기에 성도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많이 준비해 다곤 교회 성도들께 드렸으며 생활환경은 무척 어렵지만 모든 성도가 한국과 다름 없이 주님을 사랑하고 찬양하며 감사 드리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주님으로 말미암은 기쁨으로 웃음 띤 밝은 얼굴을 바라보면서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머무르는 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에 예배당에서 성도들과 함께 성경 말씀교제를 하였습니다. 체류기간 내내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던 일과 자동차의 90% 이상이 노후 차량으로 차들이 지독한 매연을 뿜고 다니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다곤 모임 방문 기간에 저는 한 신실한 청년 형제를 보았고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 형제는 링키라는 형제로 영어를 잘해서 저의 말씀교제를 미얀마 말로 통역해주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형제님들께 링키 형제를 소개하며, 형제님들과 함께 ‘링키 형제가 CTI에서 훈련 받는다면 장차 미얀마 복음사역에 크게 쓰임 받지 않겠는가?’라는 논의를 한 끝에 형제를 초청하기로 하였습니다. 비자를 받는 일에 CTI 이억용 형제님께서 수고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권발급이 늦어져 2002년도 2학기 시작 몇 일전에야 입국할 수 있었고 비자 기간이 6개월밖에 되지 않아 연장해야 했는데 주님의 은혜로 일본 오사카 모임 방문을 통해 비자문제가 해결되어 2003년 1학기를 마치고 CTI를 수료하였습니다.

  2003년 9월 30일, 링키 형제의 귀국길에 송재국 형제님과 박승수 형제님 그리고 제가 동행하여 다곤 모임 성도들과 교제하였습니다. 그 당시 예배당은 일반 주택을 임대해 사용했는데 더욱 자유롭게 예배 드릴 수 있는 모임장소가 필요하여 교회는 이를 위해 기도하였고 주님의 은혜로 2005년에 한국 성도와 미얀마 성도의 헌금으로 대지를 사고 예배당 건축을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복된 소식이 들리지 않던 지역에 교회가 세워지고 성도들이 예수님을 찬양하며 기뻐하는 모습은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주님께 감사드리는 모습이 다곤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불교신자가 개종하여 주님께 돌아온다는 다곤 교회 소식은 또 다른 축복으로 생각됩니다.

  주님은 성도들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2006년 봄에 예배당 건축을 허락하셨습니다. 때를 따라 필요를 공급하시어 2006년 12월 31일 기적적으로 지어진 2층 건물 예배당에서 헌당식을 가졌습니다. 주님께서는 건축에 필요한 대부분 비용을 한국교회 성도를 통해 공급하셔서 당신의 일을 이루셨습니다.

  건축현장 답사를 위해 2006년 9월 초에 CTI 이억용 형제님과 함께 잠시 방문하였고 2007년 7월 말, CTI 최충민 형제님과 몇 분의 성도님께서 방문하여 새 예배당에서 세미나도 하고 “크리스천 트레이닝 칼리지” 학생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아주 좋았습니다. 또한, 성도들과도 좋은 교제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미얀마 다곤 교회 방문 때는 늘 그렇지만 관광이라고 해야 노후 된 택시를 타고 오가는 길에 시야에 들어오는 야자수, 바나나 나무나 발 디딜 틈 없어 보이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트럭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이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교회에서 성도들과 교제를 하다 귀국하게 됩니다.

  살고자 안간힘을 쓰는 양곤 시민들을 보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삶의 희망을 주지 못하는 불교문화가 그들의 심령을 메마르고 나약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 저들도 주님의 은혜로 새 생명을 얻어 영혼 깊은 곳에서 기쁨의 찬양이 울려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처럼 복된 역사가 미얀마 전역에서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한국모임 성도님들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미얀마에 계속 나타나시길 기도합니다. 링키 형제는 귀국 후, 다곤 교회의 천거와 주님의 인도 하심으로 2년 6개월 동안 말레이시아의 미얀마인 대상 선교사로 파송되어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다곤 모임에서는 3년 전부터 운영하는 2년 과정의 CTC(크리스천 트레이닝 칼리지)를 통해 미얀마 전국 모임에서 온 젊은 형제ㆍ자매들이 수료 후 자신의 부족에게 돌아가 복음을 전하는 훈련을 합니다.

  CTC는 낭 형제님과 다른 장로 형제님을 비롯한 교사형제님들이 협력하여 운영하는데 한국모임 성도님들도 기도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 하심으로 미얀마에 복음의 씨앗이 풍성히 뿌려져 많은 영혼이 하나님께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김 종 승(오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