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전 세계적인 목적을 가진 분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 마음속에 우리 자신보다 더 광대하고 존엄한 목적을 갖고 살고자 하는 열망을 불어넣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그러한 관점과 비전을 잃어버린 채 무기력하게 살고 있다. 우리의 비전은 일반적으로 우리 자신의 관심사와 문화에 의해 제한 받지만 분명히 더 나은 운명, 더 큰 목적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 약속된 더 위대한 운명, 더 큰 목적,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우리 자신을 훨씬 능가하는 하나의 비전을 향해 하나님을 좇아갈 때에야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역사가 더 많이 진행될수록 하나님을 더 잘 볼 수 있다. 역사는 모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광대한 목적을 가진 분이시고, 그 광대한 목적은 선교 속에 감추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선교를 시작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 하나님께서는 선교하는 하나님이시다. 선교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이며 또한, 우리 인생이 한낱 먼지와 같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하신 경륜으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열쇠임을 생각해 볼 때, 우리는 더욱 진지한 마음과 태도로써 선교를 받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 속에 담긴 세계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비전을 살펴봄으로써, 역사와 세대를 통해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선교의 부르심 속에 우리를 위대한 인생으로 초청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의 비전을 모르는 자들이 아니라 그 비전을 품었고 또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인류 역사의 산 증인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란다.

마태복음 28장 16-20절은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의 위임령 또는 지상 대 명령을 담고 있는 성경이다.

“열한 제자가 갈릴리에 가서 예수의 명하시던 산에 이르러 예수를 뵈옵고 경배하나 오히려 의심하는 자도 있더라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6-20)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인류 구속의 역사를 이루셨다(요 19:30). 이제는 영원한 구원의 길이 활짝 열렸다(마 27:51, 히 10:20). 그리스도는 부활의 영광 가운데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만왕의 왕이시오 만주의 주가 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영광스러운 복음이 속히 땅끝까지 전파되기를 원하셨다. 이에 자신의 신실한 제자들에게 지상대명령을 주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모든 악한 권세를 무찔러 자기 발밑에 진압할 수 있는 영적 권위를 주셨다고 말씀하신다. 모든 족속과 방언의 사람들을 불러 예수님을 머리로 모시는 헌신된 종으로 삼기 위해서이다.

선교의 우선 목적은 새롭게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충성 되고 열심히 배우는 제자들로 만드는 데 있다. 그리스도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명령을 온전히 순종하기를 기대하신다. 그리고 그들이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에 사는 훈련을 하도록 명하고 계신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통해 구원받았다고 고백하면 마치 선교의 목적을 다 이룬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자신의 삶을 드릴 때 선교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을 삶의 지표로 삼는 또 다른 제자들을 배가하기 위함이다.

선교의 또 다른 목적은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하여금 예배자로 살도록 하기 위함이다. 요한복음 4장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선교 핵심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이 곧 우리로 하여금 참된 예배자를 삼으시는 데 있음을 말씀하신다.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 4:23) 존 파이퍼는 교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가 아니라 예배라고 말한다. 선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예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남는 것은 선교가 아니라 예배라는 말이다. 이 세대가 끝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구속 받은 무리가 하나님의 보좌 앞에 엎드릴 때 선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선교는 잠깐 필요하지만 예배는 영원히 남는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에서 “모든(all)”이라는 말이 네 번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차례대로 살펴보자.

첫 번째, “모든 권세(All power)”이다. 지상대명령은 성부 하나님께서 성자 하나님께 권위를 부여하신 것에 근거한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예수님께 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권세를 자신의 명령을 받드는 제자들에게도 허락하신다. 이는 이 세상 어두운 흑암 권세와 죄의 권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복음의 능력과 권세로써 해방하기 위함이다. 복음이 전파될 때, 주의 이름의 권능과 권위에 의해 귀신들이 항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눅 10:17).

두 번째, “모든 족속(all nations)”이다. 이 말은 모든 종족(all the peoples)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다. 그렇게 볼 때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라는 명령은 과정이 아니라 목표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세상의 정치적인 민족 국가들을 복음화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다. 어느 종족이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제자훈련을 한 후, 침례 받은 그들이 이제 남은 자기 종족에게 공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증거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모든 종족으로부터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일할 백성을 형성하고 계신다. 이렇게 우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는 사역을 계속 수행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의 눈을 돌려 아직 한번도 복음이 증거된 일이 없는 족속을 바라보자. 우리 주님의 눈길이 머무는 곳을 향해 머리를 들자.

세 번째, “내가 분부한 모든 것(all things whatsoever I have commanded you)”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분부한 모든 것은 다음 두 가지 사항으로 압축된다. 그것은 바로 세례(침례)를 주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침례)를 받는다. 따라서 세례는 그 이름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하나님께 충성을 나누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첫 번째 순종의 행위이다. 그리고 그 종족 가운데 세워진 새로운 공동체인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하는 데서 자라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실천적인 신앙이 곧 선교에 대한 지속적인 순종으로 이어지게 하는 원동력이고,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서 지속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신령한 축복 아래 있게 되는 핵심가치이다.

네 번째, “항상(all days)”이다. “볼지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마지막 명령은 사실 “볼지어다”인데, 이는 “나를 지켜보아라. 나에게 완전히 초점을 맞춰라. 나에게 의지하라.”라는 의미이다. 예수님께서는 방금 제자들에게 지구의 가장 먼 곳까지 가라고 명하셨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자신으로부터 멀리 떠나 보내고 계신 것이 아니었다. 예수께서는 사실상 그들을 이전 어느 때보다도 예수님께 더 가까이 오라고 부르고 계신 것이다. 오늘도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을 어떤 형태로든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주님은 그 누구보다 또, 그 어떤 때보다도 가까이 계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삶은 주님이 항상 함께 하시는 삶이다. 가까이 주님을 따르는 삶이다(시 63:8, 요 12:26).

그런데 우리가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을 마태복음뿐 아니라 다른 복음서들과 심지어는 사도행전에서도 발견하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마가복음 16:15-16절은 각 처에 있는 각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직접적인 명령이다. 그 결과는 믿고 구원을 얻거나 믿지 않고 영원히 잃어버려지거나 둘 중 하나이다.

누가복음 24:46-49절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일이 모든 족속 가운데 일어나리라는 예수님의 요약된 말씀을 담고 있다. 예수님은 거기에서 자기 제자들이 모든 족속에게 죄사함을 선포할 증인이 되어야 한다고 명하고 계신다.

요한복음 20:21-23절에는 열방에 관한 직접적인 명령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전후 문맥을 보면 예수님이 성령을 나누어 주시며, 예수님이 보냄 받으신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같은 목적을 위해 보냄 받는다고 말씀하신다.

사도행전 1:8절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증인이 되리라는 것으로, 명령보다는 약속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그 말씀은 제자들이 세계 모든 곳에서 예수님의 증인이 되리라는 예수님의 의도를 삶으로 실현하게 하는 명령의 힘을 지니고 있다.

이렇듯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은 우리에게 주신 매우 중대한 사명이다. 우리의 형편과 우리의 영적 이해력에 따라 이상의 어떤 말씀을 우리 삶의 지표와 교회의 비전으로 삼던지, 우리가 이 사명을 어떻게 받드느냐가 우리 자신과 우리 가정과 우리 교회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모든 백성에게 열방의 모든 족속이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게 하려고 예수님의 모든 권위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부탁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우리의 온 존재를 주님께 바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범세계적인 목적을 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를 통한 가능성으로 가득 찬 세상을 보라! 그리고 그리스도가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을 보라! 그리고 이제 그리스도와 함께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나의 역할을 생각해보라!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과 관련을 맺고, 어느 한 부분에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지상대명령과 아무런 관계 없는 삶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마음을 열어 세계를 향한 그리스도의 비전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스도의 비전은 아직까지 한번도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복음으로 그들을 품는 것이다. 기도로 먼저 그들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이다. 그러한 그리스도의 비전이 또한,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빈다. 그럴 때, 우리의 삶은 인류 역사 속에서 진행되어온 하나님의 위대한 경륜 속으로 성큼 뛰어들게 될 것이고, 우리의 인생은 곧 위대한 인생으로 한 걸음 다가가게 될 것이다.

이 종 수(서울북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