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놋트

“내가 너희 영혼을 위하여 크게 기뻐함으로 재물을 허비하고 또 내 자신까지 허비하리니 너희를 더욱 사랑할수록 나는 덜 사랑을 받겠느냐”(고후 12:15)

오스왈드 스미스는 “예수님을 섬기는 기쁨”이란 찬송가를 작사했는데, 그것은 사실입니다! 고린도후서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이 발견한 비이기적이고 희생적인 그리스도인의 섬김과 봉사의 기쁨에 대해 개인적인 간증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읽고 또 묵상하면서, 과연 저 자신은 이러한 기쁨을 알고 있는지 자문하곤 합니다. 당신은 어떠합니까?

1. 기쁨

“내가……크게 기뻐하므로”라고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여기 ‘기뻐하다'는 단어는 스페인어에서 ‘쾌락의 광산'이라는 말로 번역되었는데, 영어 번역보다 원어에 더 가까운 번역입니다. 이 단어의 원어는 ‘헤데오스(hedeos)'로, 이 말은 영어의 ‘hedonist(쾌락주의자)'라는 단어와 관계가 있습니다. ‘hedonist(쾌락주의자)'는 쾌락을 위해 사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겐 얼마간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쾌락이라는 단어 자체에는 전혀 부정적인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어느 정도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헤데오스라는 단어는 만족감, 즉 무언가 기쁘고 즐거운 것을 실현함으로써 생겨나는 기분 좋은 느낌을 의미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이 알지 못하는 쾌락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극소수의 그리스도인들만 이러한 기쁨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이러한 기쁨은 영화관이나 댄스홀, 은행저축이나 운동경기 등을 통해 얻는 쾌락과는 비교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주님과 그분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알려진 기쁨입니다. 그리고 주목하십시오. 그 기쁨의 정도는“크게(very gladly)”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매우 적은 기쁨이 아닌 엄청난 기쁨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과연 얼마만큼의 기쁨을 누렸을까요?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 질문해봅시다. “내게 과연 엄청난 기쁨을 가져다주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떠한 기쁨을 기대하고 있는가?”

2. 희생

고린도후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울의 기쁨은 희생을 통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흥청망청 유흥을 즐긴 후, “내가…크게 기뻐함으로 재물을 허비하고”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바울은 고린도 성도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허비하고자 하는 걸까요? 그가 가진 모든 것, 즉 그의 은사, 그의 정력, 그의 재물, 그의 시간, 그밖에 그가 가진 것은 무엇이라도 허비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그렇게 행했습니다. 앞으로도 그 이상을 행하고자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 대부분은 허비보다는 받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허비는 투자와 다른데, “투자”라는 단어에는 다시금 더 많은 것을 돌려받기를 기대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대가로 이자, 이익 또는 무언가 수익을 얻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허비는 되돌려 받지 못함, 만회하지 못함, 혹은 (이 세상에서)보답 받지 못함의 의미가 있습니다. 투자는 이익에서 오는 쾌락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허비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거룩한 소명인 그리스도인의 봉사에 허비했습니다. 우리는 과연 다시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허비하고자 하는 섬김과 봉사의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고 있습니까?

“또 내 자신까지 허비하리니”라고 사도 바울은 덧붙입니다. 그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 말은 우리가 가진 것을 허비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까지도 허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건강, 우리의 애정까지도 내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아무 것도 유보하지 않고, 도리어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이 되도록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몇몇 성도들을 알고 있는데, 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밤 늦게서야 잠자리에 들곤 했습니다. 하루 종일 다른 사람들을 섬기느라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허비했습니다! 세상은 그것을 낭비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주님을 위해 아무 것도 허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낭비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알고 있는지요?

바울은 완전한 희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자신이 가진 것을 허비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까지도 허비했기 때문입니다. 고린도 성도와 다른 사람들을 섬긴 바울의 섬김은 산 제사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사도 바울로 하여금 로마서 12장 1-2절을 기록하도록 하신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그 구절들의 실제적인 의미를 알았습니다. 우리도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과연 주님과 그분의 백성들을 위해 우리의 소유와 우리 자신과 심지어는 우리의 건강까지도 허비하는 기쁨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까?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2장 30절에서 이런 식으로 섬기는 에바브로디도에 대해 말했는데, 에바브로디도는 형제들을 섬긴 일 때문에 심한 병에 걸렸던 것입니다. 세상은 빈정거리며, “가서 네 자신이나 돌보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빈정거리는 말에 대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다만 바울이 한 것처럼 기쁨의 표현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너희 영혼을 위하여 크게 기뻐함으로 재물을 허비하고 또 내 자신까지 허비하리니”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네 몸을 돌보면서 일해라”, “과하면 모자란 만 못하는 법(과유불급)”이란 생각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사리고 과한 일은 아예 시도조차 안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교회가 어떠한 지경에 처해 있는지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몸을 돌보면서 일하라는 개념은 성경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바울은 온전한 희생의 기쁨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빌립보서 2장을 읽어보십시오. 빌립보 성도들의 희생과 믿음의 봉사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바울은 또한 자신을 관제와 같이 부어 드리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희생적인 봉사를 언급하면서 디모데의 복음을 위한 수고와 에바브로디도의 자기 목숨을 돌아보지 않은 섬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연 사도 바울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을 보면 무슨 말을 할지 무척 궁금합니다. 어떤 그리스도인은 교회 집회에 나가는 것을 어려워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날마다 경건의 시간을 갖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수년 전, 한 저명한 강사는 북미 그리스도인들이 선교 헌금보다 강아지 사료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더합니다. 우리의 전 재산은 애완동물에게 쓰고, 매우 적은 돈만 복음 전도지에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많은 돈을 화려한 휴가를 위해서는 사용하지만 헌금하는 일에는 인색하지는 않습니까?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휴가를 가는 일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쾌락과 세상을 위해서 허비하는 것이 주님의 사역에 드리는 것보다 많을 때, 무언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고용된 직장에서 우리 자신을 허비하는데, 어떤 이들은 두세 개의 직업을 갖기도 합니다. 죽도록 일만 할 거냐며 경고를 받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주님과 지역교회의 유익을 위해 죽기까지 섬길 수는 없는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여가를 취미활동이나 사교활동, 또는 사회활동이나 기타 관심 분야를 위해 행복하게 사용합니다. 주님을 섬기고, 성도들의 유익을 증진시키는 일에 시간을 행복하게 사용할 수는 없을까요? 예수님을 섬기는 데에는 참 기쁨이 있습니다. 바울은 희생적으로 섬기는 일에 쾌락을 발견했고, 그래서 “기쁨으로” 섬기는 일을 했습니다.

3. 사랑

바울은 왜 그렇게 섬겼을까요?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허비하도록 하는 걸까요? 성경은 그러한 동기를 다른 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너희를 더욱 사랑할수록”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도, 공개적으로 밝혀지는 것도, 의무적인 것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나 칭송을 받고자 하는 것도, 명성을 쌓기 위한 것도 아니고, 다만 성도들을 사랑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것은 신령한 사랑 ?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 입니다. 비록 그들의 성격이 항상 사랑스럽지 못할지라도 신령한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합니다(요 21:15-17,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내 양을 치라”). 다른 동기로는 시간과 갈등의 시험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그분의 백성에 대한 사랑만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나 돈, 또는 쾌락을 사랑하도록 부르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님 백성들을 사랑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경력이나 건강, 혹은 위안이 섬김보다 앞서며, 다른 사람을 위한 허비를 불쾌하게 여깁니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은 제자라기보다는 은행가가 되기 쉽습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투자나 저축,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은퇴 계획 등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위해 드리고 허비하는 것에 대해 말을 할 수 있어도, 실제로 자신들의 엔진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좋은 투자 계획뿐입니다. 어떤 설교자는 자신을 드리고 또 주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에 대해 설교는 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재산이나 돈을 은행에 안전하게 맡겨두고 있는 것입니다. 쾌락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섬기기 위해 멋진 삶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희생이란, 놀이 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려고 2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나, 피부를 구릿빛으로 만들기 위해 1시간 가량 작렬하는 태양 아래 누워있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콘서트가 길면 길수록 더 멋진 콘서트가 될 것이며, 반면 짧은 설교일수록 더 훌륭한 설교가 될 것입니다. 그들은 한 게임을 보기 위해서나 연주회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자 하지만, 주님을 섬기는 데에는 조금도 돈을 쓰고자 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형식적인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은 몇 시간 동안의 상담이나 몇 분의 전화 통화, 저녁 시간 내내의 만찬이나 영화관람, 음악회에는 행복하게 돈을 허비하지만, 만일 주의 만찬이나 기도 집회, 혹은 성경공부에 입장료를 내야 한다면 과연 그들이 행복하게 돈을 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그 일로 돈을 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님의 백성들을 위해서 기꺼이 허비하고 또 허비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은 어떤 형제가 “돌아오는 몫이 줄어드는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을 견딜 만큼 강해야 합니다. “너희를 더욱 사랑할수록 나는 덜 사랑을 받겠느냐”사도 바울이 그들을 더 많이 사랑할수록 그들은 바울을 덜 사랑했습니다. 그럴지라도 바울은 사랑했고, 자신을 희생적으로 허비했으며, 그들의 잘 되는 것 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바울의 사랑에 감사치 않거나 그에 대해 사랑으로 반응치 않을지라도, 사도 바울은 계속해서 그들을 섬기는 일에 크게 기뻐함으로 재물을 허비하고 또 내 자기 자신까지 허비하였습니다.

그들은 바울에게 감사치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바울을 비난했으며, 그와 같은 일을 행한 다른 사람들은 영접했습니다. 주께서, 주님을 섬기면서 더욱 많은 주목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우리의 은밀한 욕망으로부터 건져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생각은 위대함에 이르는 길이 아닙니다. 차라리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위대하게 쓰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의 자원, 우리의 건강 등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기꺼이 허비해서라도 주님과 그분의 백성들을 섬기도록 합시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그러한 섬김의 정상에서 덜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행여 다른 사람들이 나의 선행에 대해 악으로 갚는다 할지라도 우리는 주님을 섬기고 또 허비하는 가운데 신실하게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사 자신을 내어주신 주님을 따르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고후 8:9). 주님은 섬김을 받으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고자 오셨습니다(막 10:45). 주님은 자기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해 그 일을 행하셨습니다. 바울처럼, 우리도 더욱 이기심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으로 섬기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섬기는 즐거움, 그분을 섬기면서 허비하고 허비되는 기쁨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더욱 많이 알기를 원합니다. 당신도 그러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