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이 사는 파나이섬(Panay Island)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Manila)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가량 걸리는 남쪽에 있는 큰 섬입니다. 삼각형 모양의 섬인데 한면이 각각 약 200Km, 170Km, 150Km정도의 크기이며 파나이섬 안에서도 남쪽끝에 있는 일로일로시(ILOILO City)가 가장 큰 도시입니다.
저희들은 2003년 6월초에 한국을 떠나 이곳 일로일로에 왔습니다. 일로일로를 선교지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은 일로일로시(ILOILO City)에 아직 주님의 교회(필리핀 현지인의 모임)가 세워지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하였기 때문입니다.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던(히11:8) 아브라함을 인도하셨던 하나님을 생각하며 일로일로에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전도해야 좋을지 막연하기도 하였지만 할 수 있는 대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필리핀은 영어와 타갈로그(Tagalog)어가 공용어인데 일로일로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역 언어인 일롱고(ILONGO)를 사용하며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영어능력에 제한적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일로일로는 교육도시여서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학교들을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전도하기도 하였고 택시를 타고가다 운전기사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2003년 8월에 주님께서 차를 허락하여 주심으로 차를 타고 먼 곳까지 가서 전도할 수 있었습니다. 파나이섬 서쪽 끝에 있는 지역인 안티케(Antique)에 매주 한 번씩 방문전도를 하기도 하였는데 왕복 7시간이 소요되는 먼 거리에다 그리 좋지 못한 도로사정에 불편하기도 하였지만 복음을 전한다는 기쁨으로 늘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3년 11월경 한국에서 근로자로 있던 필리핀 사람의 소개로(자기의 고향) 파나이섬의 내륙지역인 람부나오(Lambunao)에 전도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시골집에서 매주 한번씩 복음을 전하게 되었는데 통역을 해주는 젊은 청년을 만나게 되어서 그와 함께 매주 한번씩 전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나이 섬의 맞은편에 있는 기마라스섬(Guimaras Island)에도 전도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기마라스섬은 지름이 약 40Km 정도되는 길쭉한 타원형의 섬인데 필리핀에서는 잘 알려진 ‘망고(Mango)'의 생산지입니다. 기마라스섬의 시납사판(Sinapsapan)이라고 하는 아주 조그만 어촌에서 매주 두 번씩 전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은 카톨릭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는 ‘크리스챤'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구원의 복음을 모르고 있으며 천국에 갈 확신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은 흔치 않는 일입니다.
카톨릭 우상으로 만연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들의 삶은 복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교도의 삶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빈부의 차가 너무나 심한 나라입니다.
2004년 5월에는 한 필리핀 성도의 가정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마닐라(Manila)에서 주님을 믿은 가정인데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와서 살지만 모임이 없으므로 어려우니 방문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로일로시에서 자동차로 3시간 좀 더 걸리는 파나이섬 북쪽에 있는 발레테(Balete) 라는 곳이었는데, 매주 토요일 그곳을 방문하여 교제하며 또 불신자들에게는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세 들어 살던 집이 여러 가지로 불편했기 때문에 2003년 9월에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사한 집 근처에 빈민촌이 있었습니다. 여러 번 그곳을 방문하여 전도를 하였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여전히 멀리 있는 안티케, 기마라스, 람부나오, 발레테로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2004년 6월말에 처음으로 저희가 사는 집에서 빈민촌 사람들을 상대로 정규적인 ‘성경공부(Bible Study)'로 모이면서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중, 고등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었는데 어른들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 7월말과 8월초에는 며칠 동안 ‘특별복음집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데이빗 하비(David Harvey) 형제님이 마닐라에서 오셔서 기마라스(Guimaras)섬의 사납사판(Sinapsapan)마을과 람부나오(Lambunao)와 발레테(Balete)와 일로일로(ILOILO City)의 저희 집에서 복음집회를 하였습니다. 하비형제님은 필리핀에 선교사로 오신지 아주 오래된 분이신데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그어에 능하므로 복음을 잘 전해주었습니다.
2004년 8월 중순에는 발레테로 가던 도중 자동차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2005년 1월에 자동차가 수리될 때까지 수개월 동안 발레테에는 갈 수가 없었고 람부나오에는 지프니와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다녔습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곳 필리핀의 불편함(자동차수리에 걸린 기간 등 여러 가지) 때문에 마음이 몹시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현지인들의 열악한 환경을 경험하도록 주님께서 인도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5년에 들어와서는 저희 집에서 모이는 횟수를 많게 하였습니다.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그리고 주일오전 등 이렇게 일주일에 네번씩 저희 집에서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몇 달 후에는 주일 밤에도 집회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빈민촌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 및 청년, 그리고 몇몇 성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람부나오(Lambunao)와 시납사판(Sinapsapan)지역은 통역자의 부재로 당분간 가는 것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길을 열어주시면 다시 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주님께서 일로일로 지역에 주님의 교회를 세워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 사람에게도 침례를 베푼 적이 없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과 성령님으로 역사해 주셔서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들을 볼 수 있게 해 주시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2005년 11월 중순에는 세부(Cebu)의 이 원재, 문 인오, 황 수영 형제님이 방문해 주셔서 큰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2005년 11월 하순에는 3일 동안 복음집회를 하였습니다. 가모테섬(Gamotes Island)에서 주님을 섬기는 멘지(Mengie) 형제님을 강사로 초청을 하였는데 주로 빈민촌의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복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보다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물질에 사람들의 마음은 더 끌리고 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4:18)
주님께서 보여주시면 앞으로 침례를 베풀고 또한 주님의 만찬을 행하고자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믿는다고 고백하는 구도자들은 여러 명 있지만 영혼들을 분별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2005년 9월에는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좀 오래된 집이지만 주님께서 구입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내부를 수리하고 저희 가정이 생활을 하면서 거실을 집회장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듣는 사람들이 거의 빈민촌의 사람들이므로 되도록이면 그 근처를 떠나지 않기를 원하였는데 주님께서 빈민촌과 아주 가까운 곳에 집을 허락하셨습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라고 말씀하셨던 주님의 말씀을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눅4:18).
이곳의 학생들은 집이 가난하므로 중도에 학교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또한 저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저들의 이 땅에서의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어둡기도 하지만 복의 근원되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기를 원합니다.
빈민촌이 나란히 두 군데에 있는데 한곳은 ‘파라이소'(Paraiso: 일롱고로 낙원, 곧 Paradise임)이고 다른 한 곳은 ‘다이크'(Dike: 강가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물질적으로 넉넉한 삶을 사는 필리핀 사람들은 복음에 관심이 없는 반면 그나마 가난한 마을의 사람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시간을 내는 모습들을 보면서 지금의 열악한 환경의 ‘파라이소'(낙원)에 사는 저들이 언젠가는 그 놀라운 하늘의 ‘파라이소'에서 영생을 누리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 오후에는 근처의 잔디밭에서 학생들과 축구를 합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저희 집 마당에서 탁구를 하는데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시간들입니다. 매주일 오전, 주일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저희 가정만 예배를 드립니다. 침례를 받는 성도들이 더하여지면 함께 예배를 드리고자 합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주의 말씀이 너희 가운데서와 같이 달음질하여 영광스럽게 되고 또한 우리를 무리하고 악한 사람들에게서 건지옵소서 하라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님이라”(살후 3:1,2)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할 때 사단도 역사하여 방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면상 상세한 간증을 할 수 없어 아쉽지만 무리하고 악한 사람들에게서 건지시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2005년 12월에는 진주교회의 한 가정이 방문하여 주셔서 많은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두 딸들도 겨울방학이라 이곳을 방문하여 함께 지내어 많은 기쁨이 되었고 또 복음전하는 일에 좋은 동역이 되므로 주님 앞에 큰 감사가 되었습니다. 선교지에서 생활하는 저희들에게는 고국에서의 편지나 전화연락이나 방문은 큰 기쁨과 위로가 됩니다.
“원컨대 주께서 저로 하여금 그날에 주의 긍휼을 얻게 하여 주옵소서”(딤후 1:18)
때로는 낙심이 될때도 있었고 몸과 마음이 피곤해질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 필리핀으로 부르신 주님께서 주님의 뜻을 이루실 것을 믿게 되며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자 합니다.
“너희를 부르시는 이는 미쁘시니 그가 또한 이루시리라.”(살전 5:24)
“형제들아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살전 5:25)
주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계속적인 기도의 동역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2월 필리핀 일로일로에서
심 동식, 이 단아, 다현 올림
주소: A.Casas Street Saint Joseph Village Phase 1
Barangay Cubay Jaro ILOILO City,
Philippines.
전화: 001-63-33-329-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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