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 생활을 권하는 네 가지 이유(고전 7:25-40)

이 대목의 말씀을 바로 이해하는데 있어 먼저 두 가지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하나는 독신 생활을 권하는 바울 사도의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고린도 성도들의 특수한 상황이다.

1. 바울 사도의 입장(생각)
바울 사도는 이 대목의 말씀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말씀 도중에 거듭 거듭 자기 입장을 피력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1) 주님의 자비하심을 입은 충성된 자의 의견
“--- 내가 주께 받은 계명이 없으되 주의 자비하심을 받아서 충성된 자가 되어 의견을 고하노니 내 생각에는 -”(7:25,26) 라고 하여 그의 권하는 말씀이 단순한 자기 개인의 의견이 아니고 주의 자비하심을 입은 충성된 자의 의견이요 생각임을 증거하고 있다.

2) 사랑하는 자의 권면/아껴서 하는 권면
“나는 너희를 아끼노라”(7:28)라고 하여 그들이 결혼하면 육신적으로 겪게 될 고난을 생각하여 하는 권면임을 증거하고 있다.

3)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하는 권면
“내가 이것을 말함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하게 하여 분요함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7:35)라고 하여 그의 권면이 그들에게 올무를 놓으려는 것이 아니고 그들로 마음의 나누임이 없이 주님을 잘 섬기게 하기 위한, 즉 그들의 유익을 위한 것임을 증거하고 있다.

4) 그의 권면이 하나님의 영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확신
“나도 또한 하나님의 영을 받은 줄로 생각하노라”(7:40)라고 하여 그의 권면이 단순한 그의 인간적인 권면이 아니고 하나님의 영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확신한다고 증거하고 있다.

2. 고린도 성도들의 특수한 상황
이 대목의 말씀은 직접적으로는 고린도 성도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그 때 그들에게 한 특수한 권면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대목의 말씀을 결혼에 대한 일반적인 교훈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사도 바울은 다른 곳에서는 결혼을 금하는 것은 “미혹케 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이요 양심의 화인 맞은 자들의 외식에서 나온 거짓말이라고 단호히 정죄하고 있을 뿐더러(딤전 4:1-3) 또한 젊은 과부에 대해서 “젊은이는 시집가서 아이를 낳고 집을 다스리고 대적에게 훼방할 기회를 조금도 주지 말기를 원하노라”(딤전 5:14)라고도 말씀하고 있고, 또한 “모든 사람은 혼인을 귀히 여기고”(히 13:4)라고도 권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의 이 권면의 말씀(고전 7:25-40)이 그 때 그 사람들에게 하는 특수한 권면이긴 했지만 사실은 결혼을 앞둔 모든 시대 모든 미혼자들이 결혼을 생각할 때 자신의 특수한 환경과 관련하여 자신의 결혼 문제를 위해 영적으로 고려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면 그들이 처한 특수한 환경은 무엇이었는가?
1) “임박한 환난”(7:26)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이 “임박한 환난”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아마 그 때로부터 10여 년 후에 임할 로마 네로 황제로부터 시작된 로마의 대 그리스도인 박해를 예견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2)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7:29)
“형제들아 내가 이 말을 하노니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이 후부터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
여기 때의 단축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정확히는 이해할 수 없으나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는 말씀을 덧붙인 것으로 보아 아마도 주님의 재림으로 인한 시대의 바뀜을 의미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사도 바울은 이와 같이 그들이 처한 그러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미혼자들에게 독신 생활을 권하고 있음을 유의하게 된다. 하지만 이 권면의 말씀은 모든 시대 모든 미혼자 개개인에게도 자신의 특수한 환경과 관련하여 자신의 결혼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영적인 지혜와 교훈으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사도 바울이 독신 생활을 권하고 있는 네 가지 이유를 살펴 보며 각자 자신이 받을 영적인 교훈이 무엇인지 알아 보자.

3. 독신 생활을 권하는 네 가지 이유
1)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7:26)
사도 바울은 고린도인들에게 임박한 환난을 예견하면서 독신 생활을 권하고 있다. 즉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여기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는 말씀은 사람이 현재 기혼 상태에 있던 미혼 상태에 있던 그대로 지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즉 “네가 아내에게 매였느냐” 즉 기혼한 상태냐 그러면 “놓이기를 구하지 말며” 즉 결혼을 파기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고, 또한 “네가 아내에게서 놓였느냐”(사별이든, 이혼으로 된 것이든 혼자 살고 있는 경우이면) “아내를 구하지 말라” 즉 재혼을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2) “육신에 고난이 있으리니”(7:28)
“그러나 장가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요 처녀가 시집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로되 이런 이들은 육신에 고난이 있으리니 나는 너희를 아끼노라”
이 권면 역시도 임박한 환난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수한 환난 하에서의 결혼 생활은 육신에 큰 고난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권면의 말씀은 로마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당해야 했던 그 처절한 박해를 생각하면 독신 생활을 권하는 사도 바울의 이 권면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한 박해 하에서는 혼자 피신해 다니기도 어려웠을 것인데 결혼해서 처자를 거느린 경우라면 육체와 마음에 얼마나 더 큰 부담이 되었겠는가! 이러한 특수한 상황이 질병이나 경제적인 이유로도 올 수 있기에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미혼자가 있다면 그는 독신 생활을 고려해 보라고 하는 이 사도 바울의 권면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7:29-31)
여기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라고 한 말씀은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고 덧붙인 말씀을 연결하여 생각할 때 이 때의 단축은 주님의 재림으로 인해 시대의 바뀌게 될 날이 임박한 것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즉 주님의 오심이 가까웠으니 “이 후부터는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 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 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 이는 “이 세상의 형적이 지나감이니라”, 즉 현 세상이 끝나 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권면 역시도 영적으로 받을만한 환경에 있는 성도들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어떤 성도가 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거나 또는 70/80세에 아내나 남편을 잃었을 경우, 그들의 삶의 때가 단축하여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 권면의 말씀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라도 각자의 환경과 여건이 다르기에 각자가 주님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따라 이 권면의 말씀을 가부간 받음이 옳을 것이다.

4) “분요함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7:32-35)
결혼은 주님을 섬김에 있어 마음의 나누임과 염려를 동반한다. 이는 결혼은 배우자에 대한 의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독신 생활은 배우자에 대한 염려가 없이 주님을 일념으로 섬길 수 있는 여건이다. 이로 볼 때 독신 생활이 결혼하는 것보다 주님을 섬김에 있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장가 가지 않은 자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주를 기쁘시게 할꼬 하되 장가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아내를 기쁘게 할꼬 하여 마음이 나누이며 시집 가지 않은 자와 처녀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몸과 영을 다 거룩하게 하려 하되 시집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남편을 기쁘게 할꼬 하느니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내가 이것을 말함은 (내가 독신 생활을 권하는 것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하게 하여 분요함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사도 바울이 독신 생활을 권하는 이유였다.

4. 미혼 상태와 결혼/아버지와 미혼한 딸(7:36-38)
이 대목의 말씀은 본 서신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대목의 말씀을 아버지와 미혼한 딸의 관계로 보는 시각이 있고, 다른 하나는 여기에 나오는 “처녀 딸”(Virgin)을 미혼자의 처녀성 또는 총각성(Virginity)으로 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사실은 36절과 37절과 38절에 나오는 “딸”이란 낱말이 원문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말 성경에도 “딸”을 작은 글자로 인쇄하여 원문에 없다는 것을 표시하고 있다. 어느 시각으로 보고 이 대목의 말씀을 해석해도 사도 바울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 결론이 38절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즉 “그러므로 처녀 딸을 시집 보내는 자(아버지)도 잘 하거니와 시집 보내지 아니하는 자(아버지)가 더 잘 하는 것이니라”는 것이 그 결론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총각성의 시각에서 읽는다면 “그러므로 결혼하는 자도 잘 하거니와 결혼하지 아니하는 자는 더 잘 하는 것이니라”가 된다. 이 전체 대목을 후자의 시각으로 읽는다면 이렇게 된다.

“누가 자기의 처녀성/총각성에 대해서 이치에 합당치 못한 줄로 생각할 때에 혼기도 지나고 그 같이 할 필요가 있거든 마음대로 하라 이것은 죄 짓는 것이 아니니 혼인하라(결혼하라) 그러나 그 마음을 굳게 하고 또 부득이 한 일도 없고 자기 뜻대로 할 권리가 있어서 그 처녀성/총각성을 그대로 두기로 마음에 작정하여도 잘 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혼인하는 자도 잘 하거니와 혼인하지 아니하는 자가 더 잘 하는 것이니라”

5. 과부에 대한 권면(7:39,40)
“아내가 그 남편이 살 동안에 매여 있다가 그 남편이 죽으면 자유하여 자기 뜻대로 시집갈 것이나 주 안에서만 할 것이니라 그러나 내 뜻에는 그냥 지내는 것이 더욱 복이 있으리로다 나도 또한 하나님의 영을 받은 줄로 생각하노라”
아내가 그 남편이 살 동안에는 하나님이 정하신 결혼의 법도에 매여 있어서 마음대로 이혼하거나 재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남편이 죽으면 그 법도에서 자유하여 “자기 뜻대로” 즉 자기가 원하면 재혼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그러나 “주 안에서만 할 것이니라” 이 말씀의 뜻은 과부된 자매가 원하면 재혼할 수 있으나 믿는 형제하고 할 뿐만 아니라 주님의 인도하시는 형제하고만 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믿는 사람하고 결혼하고도 “주님 안에서” 한 결혼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주 안에서 할 것이니라”는 말씀의 뜻이다. 사실인즉, 주님의 뜻이 아닌 형제/자매 하고 결혼함으로 많은 슬픔과 근심 가운데 사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또한 하나님의 영을 받은 줄로 생각하노라” 이 말씀은 7장에 언급한 그의 모든 권면의 말씀이 하나님의 영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신하니 그의 권면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중하게 받아 들이라는 뜻으로 덧붙인 말씀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