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번져가는 선교의 불길: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행 14:1-28)
Spreading the Flames of the Gospel : To Iconium, Lystra, Derbe

사도행전 13장과 14장에서(제1차 전도여행) 우리는 성령님의 역사로 바울과 바나바의 마음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던 선교의 불길이 시리아 안디옥을 기점으로 그곳에서 서남쪽에 위치한 구브로 섬의 살라미와 바보를 거쳐 또 그곳에서 거의 정북쪽에 위치한 버가와 비시디아 안디옥을 거쳐 또 그곳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이고니온과 루스드라와 더베로 계속 번져가고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 제1차 전도여행에 소요된 시간은 약 1년 내지 1년 6개월이며(A.D. 47-48) 그 거리는 약 4,800km로 우리나라 거리척도로는 거의 12,000리나 된다. 이 거리는 부산서 신의주까지(3,000리) 두 번 왕복할 정도의 엄청난 거리였다. 이 기간에 그 일대에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고 여러 주님의 교회들이 세워진 것을 보게 됨으로 우리는 성령님의 능력을 힘입은 종들의 헌신이 얼마나 지대한가 하는 것을 깨닫게 되며 동시에 우리자신을 살펴보게 된다(행 13:43;14:1,21 참조).
그럼 선교의 불길이 어떻게 이고니온과 루스드라와 더베로 계속 번져가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며 우리자신을 비추어 보자.

1. 이고니온(행 14:1-7)
이고니온은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약간 동남쪽으로 약 160km(400리)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왜 두 사도가 비시디아 안디옥을 방문한지 두 주일여밖에 되지 않아서 그곳을 떠나가야 했으며, 또 그 주위에 전도할 곳이 많이 있었는데 그 많은 곳 중에서 왜 하필이면 이고니온을 택하게 되었는지, 말하자면 두 사도가 어떻게 그러한 일에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게 되었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이는 선교사가 한 선교 지역에서 얼마동안 머물러야 하며, 또 언제, 어디로 떠나가야 하는 지를 분별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1) 선교사는 한 지역에서 얼마동안 머물렀다가 언제, 어디로 떠나가야 하는가?
두 사도는 그동안 구브로 동해안의 살라미와 서해안의 바보를 거쳐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를 지나 비시디아 안디옥에 와서 약 두 주간 여 동안 머물며 복음을 전하다가 이곳 이고니온으로 오게 된 것을 보게 되는데 사도행전에서 두 사도가 안디옥을 떠나 이고니온에 이르기까지 취한 행보를 살펴보면 무엇이 그들의 발걸음을 그렇게 인도했는지 짐작하게 된다.

두 사도가 구브로 섬 동해안의 살라미에 이르러 “하나님의 말씀을 유대인 여러 회당에서” 전하고 그 결과로 그 섬의 총독 서기오 바울이 “믿으며 주의 가르치심을 기이히 여기니라”(12절) 그 다음에 이어진 말씀이 “바울과 및 동행하는 사람들이 바보에서 배타고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에 이르니”(13절) 라고 되어 있다.

(1) 바보에서 밤빌리아 버가로 떠나게 된 이유
바울과 그 일행이 왜 그렇게 빨리 바보를 떠나 버가로 가게 되었는지에 대해 사도행전에는 그 뚜렷한 내외적인 요인이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첫째는 두 사도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서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여야 한다는 영적 압박감 내지는 책임감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마치 주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사람들이 주님을 찾는다는 말씀을 들으셨을 때에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막 1:27,28)고 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기에 주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각 성과 각 촌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반포하시며 그 복음의 말씀을 전하”(눅 8:1)셨던 것이다.

두 번째는 두 사도가 영적으로(성령님 안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았을 때) 바보에서 더 머물러야 할 필요보다는 떠나야할 필요를 더 느끼게 되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도가 바보에서 서쪽으로 가지 아니하고 서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가를 거쳐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가게된 것은 다분히 선교전략적인 면에서 고려된 것 같다. 사도 바울은 그가 시리아 안디옥에서 북서쪽에 있는 길리기아 땅은 이미 복음을 전했기에 제1차 전도여행 계획에서 제외되었으나 그곳(길리기아)에서 서북쪽에 위치한 갈라디아 땅으로 가서 계속 복음을 전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그 노정을 생각했을 때 아마 그의 동역자 바나바가 먼저 그의 고향인 구브로를 거쳐 밤빌리아와 갈라디아로 땅으로 가며 복음을 전하자고 제의를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나 짐작하게 된다. 그러니까 노정의 원을 그릴 때 시리아 안디옥 - 길리기아 - 갈라디아 - 밤빌리아 - 구브로 - 시리아 안디옥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시리아 안디옥 - 구브로 - 밤빌리아 - 갈라디아 까지 갔다가 다시 그 길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그렸던 것이다.

그리고 바울의 선교전략을 보면 어느 곳에 가든 그 지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한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두 사도는 구브로에서도 그 섬의 수도인 바보에서, 그리고 갈라디아에서는 그 도의 남쪽 인, 군사요충지인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먼저 복음을 전하고 후에 동쪽으로 이동하여 이고니온과 루스드라와 더베로 가서 복음을 전한 것 같다. 그 다음은 전에 복음을 전한 길리기아 땅이기에 그쪽으로 더 가지 아니하고 온 길로 다시 돌아오며 어린 교회들을 굳게 하며 모교회인 시리아 안디옥교회로 돌아왔던 것이다.

(2) 버가에서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떠나게 된 이유
“... 버가에 이르니 요한은 저희에게서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저희는 버가로부터 지나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13:13,14) 마가 요한이 중도에서 그들을 버리고 떠나가 버렸을 때 바울은 마음이 몹시 상했던 것 같다(행 15:38,39). 바울이 그런 영적 상태로는 복음을 담대히 증거할 수 없었기에 그곳에서 계속 머물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니라고 판단되어 복음을 전하지 않고 그대로 떠나가게 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3)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이고니온으로 떠나게 된 이유
“유대인들이 경건한 귀부인들과 그 성내 유력자들을 선동하여 바울과 바나바를 핍박케 하여 그 지경에서 쫓아내니 두 사람이 ... 이고니온으로 가거늘”(행13:50,51) 두 사도가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두 주간 여 머물면서 복음을 전하다가 그곳을 떠나 이고니온으로 간 것은 자의가 아닌 불가항력적인 이유, 곧 핍박 때문이었다. 사실인즉 사도행전에서 복음의 불길이 땅끝까지 계속 번지게 한 것은 핍박이었다. 장기간 예루살렘에만 머물러 있던 복음의 불길이 “온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방 땅으로 확산된 것은 스데반의 일로 예루살렘교회에 큰 핍박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행 8:1-5; 11:19-21).

요한 웨슬레가 영국이 국가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해 있을 때 복음으로 큰 업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4대 악처중 하나로 알려진 그 아내의 핍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하는 역사가도 있다. 중국이 공산화 되면서 중국에 주재해 있던 많은 선교사들이 대만, 일본, 홍콩, 말레시아 등지로 흩어지면서 복음이 그런 지역으로 확산된 것과, 또 6.25 한국 동란으로 이북에 살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남하하면서 남한 곳곳에 복음이 확산되게 된 것도 그런 이유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형제들아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가 된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 1:12)

그런데 두 사도가 왜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서쪽방향으로 가지 아니하고 동쪽방향으로 이고니온과 루스드라와 더베로 갔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두 사도가 길리기아 서쪽지역에 차례로 복음을 전할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사도 바울이 제2차 전도 여행 초기에 제1차 전도여행 때 복음을 전한 지역에서 북서쪽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려 한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거늘 부루기아와 갈라디아 땅으로 다녀가 무시아 앞에 이르러 비두니아로 가고자 애쓰되 예수의 영이 허락지 아니하시는지라 무시아를 지나 드로아에 내려갔는데 ...” (행 16:6-8)

이제 주님께서 이고니온에서 이 두 사도를 통해 어떠한 역사를 이룩하셨는가 살펴보자.
“이에 이고니온에서 두 사도가 함께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말하니 유대와 헬라의 허다한 무리가 믿더라 ... 두 사도가 오래 있어 주를 힘입어 담대히 말하니 주께서 저희 손으로 표적과 기사를 행하게 하여 주사 자기 은혜의 말씀을 증거하시니 ...”(행 14:1,3)

이 대목에서 두 사도가 주님을 힘입어 담대히 말씀을 증거했다는 사실과, 따라서 주님께서 두 사도의 손으로 표적과 기사를 행하게 하여 주사 자기 은혜의 말씀을 증거하셨다는 사실이 주목이 된다. 이로써 우리는 이고니온에서 두 사도의 전도 사역에 “허다한 무리가 믿더라”는 큰 역사가 뒤따르게 된 그 비밀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성령님의 역사가 있었기에 사단의 역사도 지체없이 일어나게 된 것을 주목하게 된다(행 14:4,5). 또한 이러한 사단의 역사가 있음으로 해서 주님의 복음이 “루스드라와 더베와 및 그 근방으로” 퍼져나가는 연쇄반응을 일으켰으니,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게 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행 14:6,7).

(4)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와 더베로 떠나게 된 이유
“이방인과 유대인과 그 관원들이 두 사도를 능욕하며 돌로 치려고 달려드니 저희가 알고 도망하여 ... 루스드라와 더베와 및 그 근방으로 가서 거기서 복음을 전하니라”(행 14:4-7) 두 사도가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와 더베로 떠나게 된 이유도 핍박이었다. 이로 볼 때 핍박은 복음을 세계 곳곳으로 신속히 확산시킨 촉진제가 되었던 것을 깨닫게 된다.

이에 “그 방문한 첫번째 안식일에 전한 복음의 결과로 “유대인과 유대교에 입교한 경건한 사람들이 많이 바울과 바나바를”(행 13:43) 좇게 되고, 또 “그 다음 안식일에는 온 성이 거의 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여” 모여 말씀을 듣고서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48절)는 결실을 얻었다.

두 사도는 복음을 더 전하고 또 새로 믿은 성도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그곳에 더 오래 머물기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선택과 관계 없이 그곳을 떠나야만 했다.

박준형(서울북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