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부터 21일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미얀마, 라오스, 태국의 선교지를 돌아보는 여행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기도하여 주시고 후원하여 주신 지역 교회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미얀마의 상황

싸이클론의 피해로 입국이 제한되었으나 기다림 끝에 비자가 나와서 가게 되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미얀마 선교에 대한 미래지향적 상황파악과 싸이클론 피해를 당한 미얀마 교회와 성도들에게 한국 모임의 헌금 전달이 주된 목적이었다. [고후 8:20,21]의 말씀대로 선한 일에 조심하는 마음과 함께 기도가 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양곤 시내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반대로 비교적 깨끗하게 정리되어서 1년 전 방문 때 보다 더 발전된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들은 소식이지만 정부에서 외국의 시선을 의식하여 군인들을 동원해 넘어진 나무를 정리해서 외곽으로 옮기고 깨끗이 청소했다고 한다. 피해지역을 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으나 양곤 지역 외에는 여전히 통제가 삼엄하고 외국인이 간다는 것은 위험을 수반한 일이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간접적으로 듣고 피해상황을 알게 되었다. 정치적인 이유와 기타 복잡한 문제로 외국의 구호 단체도 선별적으로만 허용된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수십만의 사상자와 파괴된 건물, 양곤 시내의 70%에 가까운 가로수들의 유실 그리고 물가의 폭등까지 겹쳐서 어려움이 많았다. 성도들도 유래가 없는 이 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한다.

양곤 시내 3개 모임의 장로들로 구성된 구제 위원회 형제들과 몇 차례의 회의와 교제를 통해서 현재의 피해 상황과 복구 상황, 외국 모임에서의 지원 상황을 그리고 한국 모임이 도와야 할 부분 등을 파악했다. 오랜 시간 끝에 합당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회의 이후 한국 모임의 관심과 기도와 사랑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표현했다.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태풍이 양곤 지역을 강타했을 때에 성도들은 간절히 기도했다고 한다. 12시간의 태풍 속에서 많은 것들이 파괴되었으나 그 중에서도 성도들은 집 외에는 한 사람도 몸을 다치지 않아서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이번 태풍으로 미얀마의 어려운 상황을 자연스레 세계에 알리게 되는 기회가 되고 주목을 받았으며 더욱이 복음의 진보를 가져오게 되었다. 싱가포르의 베데스다모임과 영국, 미국, 말레시아 모임은 우리보다 먼저 발 빠르게 구제 헌금을 보내와 성도들의 파괴된 집과 교회 건물, 지붕을 수리하게 되었고 음식, 옷, 식수 등의 생필품을 공급받게 되었다. 이웃 불교도들에게는 보내주신 양수기로 물과 음식을 공급하여 좋은 관계를 맺었고 하나님에 대해서 강력하게 증거를 하는 기회가 되었음을 감사했다. 그동안 오랜 시간 국가를 위해서 기도했는데 하나님은 태풍 속에서도 계획을 가지고 계셨고 은혜로 함께 하시며 기도를 응답해 주셨다고 간증을 했다. 이번 태풍이 많은 것을 파괴해 고통스러웠지만 꼭 필요한 일이었고 어디서나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했다.

  가장 심한 피해로 외국인 구호 단체도 들어가지 못한 이리와디 지역은 비옥한 삼각주 형태이다. 미얀마의 염전과 곡창지대로 5,000여만 명 인구 중 700여만 명이 사는 곳이며 주민 대부분은 불교도이다. 태풍이 강타하여 바닷물로 채워졌던 염전이 다 파괴되고 농사에 필요한 볍씨마저 싹이 났다. 농토와 집이 파괴됐을 뿐 아니라 경작수단인 소들마저 죽고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이곳에 형제님들이 들어가서 매주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팀을 이루어 음식과 구호품, 모기장을 나눠주고 집도 수리해주며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305여 침례교회가 있는데 목사는 대부분 거듭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의 교회도 수리해 주고 복음을 나누는 기회가 되었다.

피아풍이라는 도시에 건물을 임대해 두 형제를 천거하고 후원해서 모임을 시작하게 하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님 생각은 우리와 다름(사 55:8,9)을 찬양 드린다.

두 곳 성경학교와 고아원 그리고 세 모임을 방문하여 교제하며 말씀을 나누었다. 가나안 모임은 평소 차비가 없어 오지 못하던 성도들이 많아 수요 집회는 없었는데 특별집회를 열어 세 모임 장로들과 성도들이 모여서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얀마는 1813년 미국 침례교 선교사인 아도나람 저드슨이 선교를 시작한 지 200년이 지났지만 전 인구 5,000만 명 중에서 기독교인은 카톨릭 포함 7% 이내이고 힌두교, 이슬람, 정령숭배자와 대부분 불교도이다. 이곳에 복음 전파가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이나 그중 가장 큰 두 가지는 첫째로 많은 언어와 종족이다. 주요 종족만 8개이며 기타 소수민족이 많아 서로 소통이 안 될 뿐 아니라 고립되어 있으며 135개 주요 언어 중 30개 언어로만 성경이 번역되어 있다. 둘째로는 미얀마 교회 내의 지원 부족이다. 인적 자원은 많아 일꾼을 파송해도 지원이 없이 돌아올 때가 많다고 한다. 외국 선교사가 체류하기에는 국가 통제로 말미암아 선교 비자 자체가 어렵고 비즈니스 비자로 체류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선교 방법은 각 부족민 중에서 은사가 있고 유능한 청년을 훈련해 보내고 지원하여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는 자국인 선교라 한다. 두 곳 성경학교가 이 사역을 담당하여 미얀마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미얀마 모임은 1979년까지는 한 곳이었으나 지금은 전국에 64모임이 있는데 모든 교회와 일꾼은 정부에 등록해야만 한다. 외국인의 직접전도에는 제약이 따르나 내국인 전도는 자유롭다. 국민성도 순박한 편이어서 ‘좋은 밭‘으로 생각된다. 가난한 사람이 많아서 물질로 돕는 일에는 상당한 기도와 분별이 요구되지만 지혜롭게 잘 지원한다면 기대 이상의 열매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외국 모임을 본 적이 없어서 교류가 필요하고 방문하여 말씀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사역과 함께 검증된 일꾼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사역도 필요하다고 분별된다. 지금까지 친족 중심의 교회와 성도들이 교제의 중심이 되고 있으나 현지 주종족인 버마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기도 제목이라고 생각이 된다. 우리 모임도 과거에 일본모임이나 기타 서구모임의 교제와 후원을 통해서 성장한 것을 기억하면 이제 우리도 각 지역교회의 성장도모와 함께 나누는 일을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

  ■ 라오스의 상황

라오스는 1975년 전까지 북쪽에는 미국의 선교사들이 활동했고 남쪽에는 스위스 모임의 선교사들이 활동하여 많은 교회와 성경학교까지 있었으나 1975년 이후 공산화가 되면서 모든 선교사를 추방하고 교회를 폐쇄시킴으로 많은 라오스인들이 핍박을 피해서 해외로 이주했다. 소수의 믿는 성도들은 지하교회 모이고 있지만 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나라다. 무신론을 주장하는 공산국가인 정부도 불교를 없애려고 했으나 워낙 뿌리가 깊어 정부에서 타협을 하고 있고 많은 라오스인들이 우상을 섬기고 있어 귀신의 영향력 아래 매여 있다. 정부에서 공인하고 있는 교회가 수도 브엔티엔에 3개가 있고 한국인들을 위한 교회가 한 곳이 있다.

사회주의 정부이나 경제는 시장경제를 선택하고 있다. KOLAO라는 한국 업체가 중고차를 판매해서 성공을 했고 지금은 증권까지 진출하려 큰 은행건물을 지고 있었다. 세계에서 최빈국 중 하나로 빈부격차가 심하고 UN의 지원은 많으나 부패가 심해서 제대로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나라에 체류하려면 비즈니스 비자나 NGO 또는 현지인과 결혼하는 방법 외에는 어렵다고 한다. 교육 수준이나 의료 수준이 매우 낙후되어 있고 어릴 때부터 태국의 TV나 베트남TV를 보고 자라기에 아이들의 대부분 책을 읽을 줄을 모른다고 한다. 들려주는 교육만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 도우려 해도 의심이 많고 자존심이 강해서 잘 배우려고도 하지 않고 모든 일에는 뇌물이 요구되고 받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외국인들에게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5인 이상 외국인이 가이드를 받을 수 없고 모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공항에서부터 말조심, 행동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도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쳤다. 한국에서 전화, 편지, 이메일 보낼 때도 교회 이야기나 선교지 이야기는 금물이다. 현지에 체류하는 사람이 위험해 질 수 있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까지도 한류열풍이 불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고 한국 사람에 대한 호감이 높은 것은 선교에 플러스 요인이기도 하다. 라오스 대통령이 한국에 방문하여 아마도 5년 이내에 인천과 수도 브엔티엔에 직항로가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개방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많은 제약과 어려움 속에서도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가 되고 기도가 되었었다. 현지의 안전을 위해서 라오스에 대해서 많이 기록할 수 없음이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 태국 상황

미얀마와 라오스를 거쳐 태국에 들어서면 천국에 온 느낌이다. 태국은 여전히 동남아시아 중심 국가이며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왕을 신으로 숭배하는 나라, 어딜 가나 왕의 사진이 있고 그 사진을 보며 왕의 만세무강을 기원한다. 이를 보며 만왕의 왕이신 우리 주님을 우리는 얼마나 높여 드리는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불교가 철저하게 지배하는 나라, 마귀의 철옹성인 우상 나라에서 방콕 무앙루앙 모임 예배와 교제 그리고 북쪽 치앙마이 타살라 모임, 매짠모임, 아카부족이 모이는 쎈쑥모임 집회와 교제는 마치 70, 80년대 한국 모임을 보는 듯 흐뭇했다.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모임 자체로 예배당을 건축해 모이고 일꾼들을 세우고 후원하고 있었으며 1년에 1회 연합 정기수양회를 하고 있었다. 청년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헌금해서 어려운 중에서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있는 산족을 찾아가서 복음을 전하고 주일학교를 돕고 있었다. 가난한 형편에도 주님을 사랑하고 접대하는 사랑이 놀라웠다.

  말씀을 사모하고 교제를 좋아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자립 의지가 강했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가르침으로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가고 있었다. 찬송가도 다른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좋은 한국 찬송가과 중국 찬송가를 많이 번역해서 부르고 있었다. 그동안 눈물의 기도와 함께 수고한 열매를 맺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남원 모임에서 파송한 안병한 형제님과 모점미 자매님도 현지 언어를 배우며 열심히 성도들을 섬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언제나 그렇듯이 선교지 방문은 분명한 목적과 철저한 준비와 기도와 그리고 사전에 현지 선교사인 형제자매님들과 충분한 협의를 한 후에 진행되어야 바라던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망의 땅에 복음을 전하고자 한 알의 밀알로 사라져간 선교사들을 기억하면서 감사드리게 된다. 우리나라가 주님 은혜로 부강한 나라가 되어 받는 자에서 주는 자가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민수기 32장 6절 말씀 “너희 형제들은 싸우러 가거늘 너희는 여기 앉아 있고자 하느냐?”라는 말씀이 도전적으로 다가온다.

마라나타!

도 정 률(대구대봉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