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우리 영혼의 필요를 충족시켜주시기 전에 먼저 필요에 대한 자각을 일으키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이에 대한 예를 들자면, 죄인이 자신에 대한 정죄의식을 갖기 전에는 결코 죄 사함의 은총을 받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탕자는 궁핍해지고 굶주림을 느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집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기 전에, 먼저 그 마음 중심에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눅 15:17)라는 외침이 터져 나와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새롭게 거듭난 영혼도 영적 자유를 경험하려면, 그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영혼이 우리 자신의 능력이 아닌 다른 능력에 의해서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자유를 누리려면, 반드시 자유를 갈망해야 할 뿐 아니라, 완전한 무력감을 느껴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예화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한 마리 작은 새가 당신 집 굴뚝에 보금자리를 만들고자 오르락내리락하다 지쳐서 온통 숯검정을 뒤집어쓴 채 거실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새는 두 시선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낍니다. 바로 당신과 고양이의 눈입니다. 새의 작은 가슴은 두려움으로 요동칩니다. 당신은 새의 진짜 원수인 고양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새가 상처 입지 않고 나가기를 원하는 당신은 구원자가 되어 당신의 손으로 문을 열어주어 자유롭게 날아가게 해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새는 당신이 참된 친구라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새는 큰 두려움 속에서 도우려는 당신을 피해 이리저리 날기 시작합니다. 미친 듯이 필사적으로 도망갈 길을 찾아 헤맵니다. 창문에서 벽난로의 선반으로 재빠르게 날아가다 다시 창문으로 날아갑니다. 한동안 그러다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절망적으로 주저앉습니다. 바로 그때, 얼마 전까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넓게 열린 문을 발견합니다. 새로운 순간이 다가옵니다. 새는 그 문을 통해 자유롭게 날아올라 완전한 자유를 누립니다.

세 부류의 신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적 자유를 누가 또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를 살펴보기에 앞서, 이러한 영적 자유와 해방의 경험이 없는 신자들을 세 부류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1. 자유와 해방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지 못한 부류

이러한 신자들은, 영적 자유에 대한 갈망은 있으나 이 주제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2. 말씀의 비침을 받아 지적으로만 아는 부류

이러한 신자들은 정통적인 방식으로 성경에 기록된 해방에 대해 설명할 순 있지만, 자신의 도덕성에 따른 의로움에 만족하기 때문에 지적으로 아는 수준에서 끝나 버립니다. 따라서 자유와 해방이 가져다주는 영적인 능력에 대한 체험은 전혀 없기 마련입니다. 수영에 대해 배우는 것과 수영을 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에겐 배영이 아주 쉽습니다. 머리를 뒤로 젖히고 양손은 살랑거리며, 물속에 조용히 누워 있으면 몸은 저절로 뜨게 됩니다. 10m 깊이 물속에서 수영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떨까요? 우리가 물가에서 볼 땐 수영이 아주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물속에 들어가 있다면 두 경우 중 하나일 것입니다. 부력을 믿고 가만히 몸을 누임으로써 물 위에 뜨거나 아니면 부력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헛된 노력을 하다가 결국은 가라앉고 마는 것입니다.

3. 영적 자유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부류

이러한 신자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어떤 분은 오랜 세월을 혼란 가운데 지내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앞서 설명한 수영의 경우처럼 열심히 노력하다가 결국은 가라앉고 마는지요! 그들은 참으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상태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그들은 진심으로 자유와 해방을 얻고자 갈망해 온 사람들입니다.

세 가지 엄숙한 사실의 발견

거듭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 영혼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중대한 사실을 조만간 발견하게 됩니다.

(1) 거룩하신 하나님을 거역하는 죄를 짓고 불순종했다는 사실.

(2) 악을 행했을 뿐 아니라 진정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

(3) 옳은 일을 행하고자 하는 참된 열망은 있지만, 끊임없이 잘못을 저지르며, 최선을 의도한 때조차 자주 최악을 행한다는 사실.

더 간단히 말하면, 자기는 죄인이고 자신의 모든 행위가 죄며 마땅히 해야 하는 일에는 전혀 무기력한 자신을 보면서 자기가 죄의 노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첫 번째 어려움은 다음과 같은 구절을 통해 해결됩니다. 즉, 복되신 하나님의 아드님이 “우리 범죄함을 위하여 내어 줌이 되었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살아나셨”(롬 4:25)다는 것과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고”(벧전 2:24), 그리고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곧 이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니라.”(롬 3:25,26)라는 성경구절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사 53:5)습니다. 또한,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일 1:7)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노래한다네.

“다 이루었다!”

십자가 고난 속에서 주님이 외치셨네.

거기서 나의 분복을 찾았네.

나는 범죄한 죄인이었으나

예수님이 나를 위해 돌아가셨다네.

이렇게 하여 예수님의 귀한 피가 우리 죄에 대한 정당한 평안을 줍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만족하시고, 신자는 죄 없는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하나님은 돌아온 탕자 곧, 자기 죄를 자백하는 모든 가련한 탕자를 향해 그동안 품고 계셨던 크고도 자비하신 사랑을 공정하게 표현하십니다. 아버지는 “저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눅 15:20)었습니다. 만일, 탕자가 그런 하나님께 자기가 범한 죄의 깊이와 크기를 다 인식하지 못 했더라도, 그 죄를 완전하게 감당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죄에 대해 마땅히 느껴야 할 바를 충분히 느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든 죄를 완전히 떠맡으셔서 대신 고백하시고 또한, 자원하셔서 그에 대한 완전한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그분의 자애로운 마음은 그 일을 다 이루시기에 충분했습니다. 회개하는 죄인에게 베푸신 사랑이 얼마나 큰지요! 은혜, 은혜,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이 사실을 진심으로 깨달았다면 죄는 얼마나 혐오스러운 것인지요?

앞으로 다룰 두 가지 사항은 서로 다른 것이지만, 깊은 영적 경험을 동반하며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모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경험적 내적 투쟁

이제 이러한 경험적 투쟁을 통해 겪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시다.

로마서 7장 후반부에는, 해방을 경험하지 못한 신자들이 겪는 내적 투쟁과 어려움이 심각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을 겪던 사람이 해방을 맛봄으로써 하나님 은혜의 완전한 자유 가운데 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이러한 투쟁 속에 있는 사람은 두 방향을 주시하기 마련입니다. 한 방향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요구를 바라보는 것으로 율법이 그 기능을 합니다. 그는 율법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발견합니다. 또 다른 방향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인데, 이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에게는 아직 하나님께서 귀한 은혜로 역사 하시는 분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의로운 요구에 대해 율법만을 생각한다면 새로움을 입은 영혼이라도 자신이 그러한 요구를 전적으로 충족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사단도 그 영혼을 괴롭힙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성찰과 율법의 역사로 말미암아 심각하고 비참한 심연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듭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이러한 낙심의 근원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기대하는 것이 없으면 낙심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기대감과 낙심, 이 두 가지는 밝은 대낮이 해 오름으로 말미암은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당신에게 “자네, 오늘 아침 샌위치 섬에서 온 편지를 받았나?”라고 물을 때, “아니, 안 받았네.”라고 대답했는데, 다시 친구가 “우체부가 자네 우편함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이웃집으로 향할 때 낙심이 되었겠는걸!” 한다면 “그럴 리가 있나, 난 편지를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는걸.”하고 대답할 것입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이처럼 기대는 실망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기대가 없다면 실망도 없습니다.

절망 1.

“저는 거듭남이 제 속에서 모든 것을 온전하게 하고, 내적인 변화를 통해 나의 악한 본성이 선하고 거룩한 것으로 변화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 속에는 여전히 악이 있고, 이전보다 더 심각한 악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제가 정말 구원받았을까요? 제 신앙 간증이 공허하게만 느껴집니다.”라며 내적 투쟁을 하는 가련한 영혼은 고백합니다.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 맺기를 갈망하는 진지한 영혼 속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의심은 가볍게 취급할 문제가 아닙니다.

“율법은 신령한 것이고, 저 역시 신령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육신적이고, 죄 아래 팔렸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얼마나 낙심되고, 실망스러운 일인지요!

이 절망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는 두 가지로 그 중 하나는 우리 타락한 본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거듭남이 우리 심령에 일으키는 역사에 대한 오해 때문입니다.

구약성경 사사기의 삼손 이야기에 흥미로운 사건이 있습니다. 삼손이 블레셋 족속의 땅, 딤나의 포도원에 이르렀을 때, 소리치며 달려드는 어린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듯 하고 그냥 길에 버려둔 일이 있습니다(삿 14:5-6).

그 후, 삼손은 다시 블레셋을 방문하여 예전에 사자를 죽였던 곳을 지날 때, 그 사자의 주검에서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즉, 죽은 사자의 몸속에 다른 생명체가 들어가, 이 세상 어느 사자에게서도 나올 수 없는 무언가가 나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아실 것입니다. 벌떼가 죽은 사자의 몸에 들어가 거기에 꿀을 모은 것입니다(삿 14:8-9).

사람이 거듭나게 되면, 믿은 말씀으로 말미암아 새 생명이 하나님의 성령에 의해 태어납니다. 벌의 본성이 사자와 다르듯이, 새로운 생명과 새로운 본성(혹은 성품)은 우리 속의 옛 본성과는 다릅니다. 거듭난 사람은 신의 성품에 참여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타락한 인간 본성과 신의 성품, 둘 다 거듭난 사람 속에 있지만, 둘은 서로 다릅니다. 사자의 주검 속에 벌떼가 들어와 꿀을 만들었지만, 사자는 여전히 죽은 사자이듯 옛 성품은 조금도 개선되거나 나아지지 않습니다. 주님이 니고데모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요 3:6)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주제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적으로 비참한 상태에 빠진 채 회심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과 회심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또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들과 이 주제에 진지한 사람들에겐 비참함을 느끼게 합니다. 비유에 나오는 죽은 사자와 같은 육에 속한 사람이 끝없는 노력과 점잖은 종교적 분위기에 어울리려고 온갖 도덕적인 행동으로 노력하지만 사자는 여전히 사자일 뿐입니다.

한편, 새롭게 거듭난 사람이 혹시라도 거듭난 후에 육신이 개선된다거나 육신 자체가 없어질 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한다면, 그로 말미암은 영적 비참함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거듭남은 육신을 개선하거나, 그 존재를 없애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 속에서 변화되지 않는 육신을 발견할 때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대개 거듭난 기쁨을 맛본 신자들은 자신의 옛 육신이 살아나는 데에 따른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거듭난 후에 자신의 옛 습관들이 점차 사라지는 듯하다가 다시금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때 커다란 충격을 받습니다. 그들은 자주 걸려 넘어지며, 내적 고통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이 모든 재앙의 근원이 바로 자기 속에서 끊임없이 성령을 거스른 육신임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이처럼 회심은 육신을 제거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로마서 7장 20절에 기록된 “만일 내가 원치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라는 구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즉 내재하는 악을 미워하는 새롭게 거듭난 생명으로 연결된 “내(I)”가 있어 여전히 존속하는 악의 역사를 한탄합니다. 그리고 내 속에는 악한 본성, 즉 내주하는 죄가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영혼은 “나 자신이 조금도 더 좋아질 수 없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저는 나름대로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아무런 열매도 없고 낙심되는 일뿐입니다. 저는 종종 절망 가운데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물론, 제 속에서 육신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악한 행동들이 거기서 시작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을 위해 선을 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가 육신의 악함을 극복할 길이 없다면, 어떻게 선을 행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것이 바로 혼돈 가운데 빠진 많은 신자의 절규입니다. 이제 성령님의 도우심을 통해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봅시다.

 도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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