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혼합된 교회
The Mixed World in the Church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 또 내가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었으되 그 음행을 회개하고자 아니하는도다 볼지어다 내가 그를 침상에 던질 터이요 또 그로 더불어 간음하는 자들도 만일 그의 행위를 회개치 아니하면 큰 환난 가운데 던지고 또 내가 사망으로 그의 자녀를 죽이리니 모든 교회가 나는 사람의 뜻과 마음을 살피는 자인 줄 알지라 내가 너희 각 사람의 행위대로 갚아 주리라"(계 2:12-17)

한 나그네가 낙타를 몰고 사막을 여행 했습니다. 밤이 되어 천막을 치고 잠을 청하는 데 낙타가 머리를 쑥 내밀더니 “주인님 추워서 그러니 머리만이라도 천막 안에 넣고 자게 해주십시오.”

주인은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습니다. 얼마 후 낙타는 조금만 더 목 부분을 넣을 수 있도록 애원하였습니다. 주인은 불쌍한 마음에 승낙해 주었습니다. 한참 곤한 잠을 자던 나그네는 갑자기 몸이 추워져 벌떡 일어났습니다. 알고 보니 천막 안에는 낙타가 온통 차지하고 자기는 천막 밖으로 밀려나 있더라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두아디라 교회가 바로 이러한 영적 상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들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 편지들은 사도 요한 당시 소아시아 지방에서 실존했던 교회들에게 보내졌으며 당시 교회들의 영적 상태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로 오순절 이후 역사 속에서 나타난 교회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즉 사랑이 식어간 에베소 교회는 사도시대 직후를, 고난 받는 서머나 교회는 로마에 의한 박해시대를, 타협하는 교회 버가모 교회는 콘스탄틴 황제에 의해 국교로 공인된 (313년) 이후 280 여년의 기간을, 혼잡되어 버린 두아디라는 그레고리에 의해 로마 카톨릭이 강력한 체계를 구축하게 된 (590년) 이후 1000 여년을, 잠자는 교회 사데 교회는 종교개혁 이후 (16세기)를, 빌라델비아 교회는 복음의 영적 부흥기이던 19-20세기를, 자기만족에 취한 라오디게아 교회는 현재 시대를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현재 지상에 존재하는 교회들은 일곱 교회의 영적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교훈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지역교회는 출발에서부터 일곱 교회의 상태를 단계적으로 거치게 된다는 면입니다.

두아디라 교회보다 앞서 편지를 받은 버가모 교회는 다른 교훈과 가르침들을 지나치게 용납하였고 그러한 상황 가운데 교회는 급속히 변질되어 인간에 의한 강력한 체제로 굳어지고 급기야 세상의 권력에 깊이 결탁함으로써 길고도 깊은 어둠의 터널로 들어서게 된 것이 두아디라 교회입니다. [종신제사]라는 뜻의 두아디라는 교회역사에서 중세의 영적 암흑기를 잘 묘사해 줍니다. 물론 그러한 어둠의 시대에도 사단의 깊은 것을 알지 못하는(사단의 깊은 비밀과 상관없는) 신실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은신하여 참되신 하나님께 대한 신앙의 절개를 지켜 왔다는 것을 우리는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희에게 있는 것을 내가 올 때까지 굳게 잡으라”(25절)는 주님의 위로의 말씀이 그 성도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격려와 힘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절망의 시대에도 타협하지 않고 믿음의 순전함을 지켜가는 충성스런 종들을 남겨두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짧은 지면에서 본문의 내용을 다 다룰 수는 없을 것이기에 세밀한 연구는 독자들에게 맡기고 여기서는 두아디라 교회를 특징하는 부분에 대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여선지자 이세벨
두아디라 교회는 한 거짓 여선지자에 의해 우상과 혼잡되어 갔습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이스라엘이 우상과 연합하였고 그래서 하나님께 대한 순결을 버리고 행음하였다고 신랄하게 통책하였습니다.

“에브라임이 우상과 연합하였으니 버려두라”(호 4:17-8)

결코 합해 질 수 없는 것을 혼합해버린 것입니다. 고린도후서에서 바울은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두움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하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영적 상태를 음행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두아디라 교회의 음행은 이세벨에 의해 자행되고 있습니다. 터키의 아키사르 지역에 위치한 두아디라는 자주 장사 루디아의 구원으로(행 16:4) 복음이 전해지고 교회가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도시는 산업의 발달로 상업이 성행하여 여러 조합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상인들은 이런 조직에 가입하였으며 자연히 성도들은 이러한 조직체계에 관계 되어 있었습니다. 조합원들은 회비를 공출하여 신당에 바치고 축제를 벌이며 신당에서 여 사제들과 난잡하게 어울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 여인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세벨은 엘리야 시대에 이스라엘 왕인 아합의 아내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시돈 왕 엣 바알의 딸로서 바알숭배정책을 펴던 아합에게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을 대결하고 잡아 죽인 일로 격분한 것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바알의 열렬한 추종자였는지를 알게 됩니다(왕상 19:1-2). 이러한 이세벨의 활약에 의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은 엘리야와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아니한 칠천의 성도 외엔 모두가 바알에게 부속되고 마는 어두움의 시대였습니다(왕상 18:21절 참조). 그녀는 바알 신앙을 전파하는 선지자였고 온 이스라엘을 영적음행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었습니다. 이세벨과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는 열왕기상 21장에 나옵니다. 아합은 잃어버린 식욕을 돋우고자 궁에서 가까운 나봇의 포도원에 나물을 심고자 합니다. 하지만 조상의 기업을 지키려는 나봇의 반대에 부딪혀 끙끙 앓게 되었고 그의 아내 이세벨은 나봇을 죽이고 아합의 소원을 이루게 해주었습니다.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나물을 심는 작업이 진행되었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하나님이 금하신 일을 그녀는 아무 두려움도 없이 해내었고 반항하던 나봇을 주저 없이 처단하였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포도원입니다. 사단은 자기의 만족을 위해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나물 밭을 삼으려는 음모를 획책합니다. 지나간 역사에서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는 카톨릭에 의해 생명 없는 거짓 신자들로 넘쳐났고 성도들은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반발하는 사람들은 처형되었으며 수없이 많은 주의 종들이 잔인한 방법으로 피를 흘리며 포도원을 지키려다 순교를 당했습니다. 마침내 포도원은 나물 밭으로 전락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카톨릭은 강력한 조직과 세력을 형성해 갔고 카톨릭의 교황은 세상의 권력과 결탁하며 더러운 관계들을 맺어갔던 것입니다. 이것이 중세의 교회역사요 두아디라 교회의 영적 상태인 것입니다. 이세벨이야말로 음행의 여인이요 세상과 깊이 결탁한 카톨릭입니다.

세상의 혼합주의
하나님은 거룩하시며, 또한 그의 백성들이 거룩하기를 바라십니다. 거룩이란 섞여지지 않은 순수함을 말합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 지니라”(벧전 1:15-16)

오늘날 교회의 위기는 혼합주의입니다. 이것은 두아디라 교회의 특징이었습니다. 이러한 혼합사상은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들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떠나 순수함을 버리고 온통 뒤섞이고 혼합되고 있는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세상은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학문명의 발전은 혼합을 통해서 가능해 진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금속을 혼합하는 합금기술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납니다. 모직과 면직을 섞는 것을 성경은 금하지만(레 19:19) 혼방 의류를 입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석탄과 물과 공기의 혼합으로 플라스틱이 생겨나 생활문화가 바뀌고 합성수지로 만든 각종 자재들과 상품들이 범람합니다.

이종 교배로 비정상적인 동식물들이 생겨나며 가축을 이용한 장기 이식이 행해질 날이 멀지 않아 혼합인간이 생겨납니다. 기계와 사람이 혼합하는 사이보그도 곧 보편화될 날이 다가오고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애매해지고 심지어 성 전환을 하는 극심한 사회 현상의 혼란이 올 것입니다. 혼합된 식품들이 입맛을 바꾸어버리고 콜라의 혼합음료의 보급으로 온 세계가 몽롱한 의식에 빠져 혼탁한 대중문화를 만들고 확산시킵니다.

이러한 혼합문화는 창세기 11장의 바벨탑이 그 기원입니다. 바벨이라는 말은 [혼잡]입니다. 계시록에서는 바벨론이 다시 등장합니다. 즉 세상은 거대한 바벨론이며 그것의 특징은 혼합 세계로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혼합문화의 중심에는 카톨릭이 있습니다. 카톨릭은 어떤 종교나 문화이든지 그것은 수용하고 혼합시켜버립니다. 성탄절이나 부활절 축제는 더 이상 그들만의 의식이 아닌 세상의 문화가 되었고 여기서 파생한 각종 의식들이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상은 혼합한 술(칵테일)에 잠겨있으며 (잠 23:30) 카톨릭은 큰 음녀의 모습으로 혼합사상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속문화는 교회의 거룩함을 손상시키며 혼합된 술에 취해 가게 합니다. 머리털을 변색시키고 터부한 옷차림의 낭만을 동경하고 자유분방한 생활방식을 개성으로 포장하여 교회 안으로 조금씩 밀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세상과 짝하면서 주님도 섬겨가는 타협적인 신앙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현실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순전함을 사모하며 지켜가려는 성도가 얼마나 되는지! 불꽃같은 눈으로 보시는 심판자이신 주님 앞에 정직하고 진실해야 할 것입니다.

거짓 신자들의 증가
교회 내적으로부터 경계해야 할 혼합사상 중에 하나가 거짓 성도들의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올 때 “중다한 잡족”(출 12:38)이 함께 하였고 그들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하나님의 백성의 여정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스라엘 중에 섞여 사는 무리가 탐욕을 품으매”(민 11:4)

하나님의 교회에 거짓 신자들이 양산되고 있음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육을 좇으며 세상의 방식과 풍습을 교회 안으로 유입시키며 성도들을 판단하며 거룩하고 신령한 것들을 대적합니다. 이것을 정확하게 가려 낼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지상에 거하는 교회는 영적 분별을 가져야 하며 바른 복음이 전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중세에 세상과 결탁했던 카톨릭은 거짓 신자들로 가득했으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서 떠나 인본적인 체제로 굳어져 갔고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는 무서운 악을 자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복음집회에 참석했던 한 성도님이 이런 말을 해 왔습니다. “복음을 주입시켜 입으로만 믿는 형식적인 신자들을 양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은 당황했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스도께 굴복되지 않은 무늬만 그리스도인처럼 행세하는 성도들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들이 구원받은 것일까? “예수님이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죄를 모두 가지고 죽으셨습니다. 그러면 죄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으면 천국 갑니까? 지옥 갑니까?”라는 유도 질문에 따라 구원을 입에다 물려주는 식의 전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리스도의 주권에 온전히 굴복하여 회심한 그리스도인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의 주변에는 회개 없이 구원받은 사람이 너무도 많다는 것입니다. 한 성도님이 자기가 속한 교회의 집회에 부모님을 모시고 복음을 듣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제게 연락이 왔습니다. 부모님이 구원받았으니 찾아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흔쾌히 승낙을 하고 당연히 우리의 방문을 환영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찾았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우리의 찾아온 것을 무척 꺼려하면서 주님을 섬기는 교회생활에 대해서는 물론, 만나는 것도 원치를 않으시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성도를 만나 부모님이 구원받으신 것 같지 않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 “우리 부모님은 교회만 나가지 않을 뿐이지 구원받은 것이 확실합니다.”라고 하면서 불쾌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주님은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고 구원받은 사람은 자기의 길을 버리고 영혼의 목자이신 주님을 따르는 자입니다.

“너희가 전에는 양과 같이 길을 잃었더니 이제는 너희 영혼의 목자와 감독되신 이에게 돌아왔느니라”(벧전 2:25)

지옥 갈 사람을 우선 천국 가게 해놓고 보자는 식의 전도로는 거짓 신자를 양산할 뿐입니다. 복음은 하나님 나라로의 거룩한 부르심으로서 그리스도의 영원한 속죄를 깨달을 뿐 아니라 죄에 대한 회개가 동시에 일어나고 하나님 나라의 삶이 시작되어 결국 그의 생애가 하나님 앞에 거룩한 제물로 드려지는 것이라고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사단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들 속에 자기의 사람들을 심어 놓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거짓 신자들은 하나님의 교회를 혼잡 시켜 하나님의 포도원을 나물 밭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사단은 ‘머리로는 깨달으라. 그러나 여전히 죄 가운데 살고 회심하지는 말라.'고 속삭입니다. 그들은 거짓신자들입니다. 오늘날 살짝 비켜간 복음이 일반화 되면서 하나님의 교회에 커다란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 모두 하나님의 복음의 그 온전한 회복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회개하라!
주님은 거짓 선지자 이세벨과 음행한 두아디라 교회에 회개할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세상과 혼잡 되어가는 영적상태를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지 않으면 찍어 불에 던져 사를 것이라고 침례 요한은 강한 어조로 외쳤습니다(마 3:9-10). 회개하여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은혜의 주님께 감사를 드립시다. 구원받은 성도요 하나님의 교회라 할지라도 잘못된 것으로부터 돌이키는 것은 언제든지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베푸시게 하는 아름답고도 위대한 행위입니다. 서로 질시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비난하고 있는 동안 하나님의 교회는 얼마나 혼잡 되어갔는지! 진리를 가장한 가르침은(진리가 아닌 것은 진리인양 목숨을 거는) 순전함에서 벗어나 개인의 사욕과 분별에 따라 얼마나 이용되어 왔는지! 사소한 것에 매여 성령의 교통하심과 그 하나 되게 하심의 거룩한 진리를 손상시켜 버렸는지! 더 이상 하나님의 교회가 사단에 의해 휘둘러지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혼잡 되어 버린 두아디라 교회의 영적인 모습을 발견하십시오. 그리고 회개하십시오! 서머나 교회와 빌라델피아 교회를 제외하고는 다섯 교회들이 모두 회개할 것을 권면 받고 있습니다. 회개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가슴을 치며 마음을 찢고 통회하는 심령으로 주 앞에 엎드릴 때만이 하나님의 치료하심이 있을 것입니다.

마음과 뜻을 살피시는 자 (23절)앞에 겸손히 나아갑시다. 주님은 우리를 사단의 사악한 궤술과 음모에서 건지실 것입니다.

유 영 순(목포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