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헬라사회의 권세가들에게서 부드러운 자제의 모습이 나타날 때 “온유(溫柔:(헬)πραυσ[프라우스] -뜻: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자제한다.)하다”로 표현했다고 한다. 온유란 외면에 풍겨진 부드러움과 따사로움 뿐 아니라 내면에 능력과 실력을 갖추고도 상대를 생각해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말한다. 또한 은혜 안에서 자신의 힘은 절제되고 대적이 주는 고통을 참으며 주장할 수 있는 권리와 힘을 도리어 상대를 위해 씀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나타내는 부드러운 힘을 온유라 할 수 있다.

시대가 각박하므로 조급하고 민심은 거칠고 사납게 변해 가고 있다. 200년을 넘게 사는 거북은 조급함이 없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기다렸다 가고 햇볕이 따가우면 그늘에서 쉬었다 간다. 사나운 맹수는 단명해도 온순한 동물은 장수한다.

믿음의 선진들이 다 약속의 유업을 바라고 온유한 삶을 살았고 기업으로 땅을 받았다. 아브라함은 약속의 기득권을 가졌고, 삼촌이지만 우선권을 주장하지 않고 네가 좌하면 내가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내가 좌하리라 하여 조카 롯에게 온유함으로 양보했다. 그렇지만 결국 약속된 땅은 아브라함에게 돌아왔다. 참된 온유는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능력을 믿을 때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요셉도 형들의 시기로 죽임 당할 뻔 했다가 노예 상에 팔려 아버지와 동생과 생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한 족장의 총애를 받다 하루아침에 노예 신세가 되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어 그에게 보여주신 꿈대로 형들의 무릎이 요셉 앞에 꿇게 되었다. 충분히 보복할 수 있는 기회와 권세를 가졌지만 자신을 앞서 보내신(시105:17)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온유의 사랑을 나타내었다. 온유는 이처럼 능력이 있는 강자 편에서 나타낼 수 있는 자비임을 알 수 있다.

다윗은 10년의 세월을 정적 사울을 피해 다녔다. 측근의 말대로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하나님이 두 번이나 허락하셨지만 기름 부음의 권세는 하나님의 주권임을 알고 어떤 보복도 행치 않았다. 참된 온유가 하나님의 주권아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님께서 그들 영혼의 구원을 위해 오셨건만 그들은 검과 몽치로 강도를 잡을 듯한 기세로 달려들었다(막14:28). 하지만 “내로라” 하실 때 잡으러 왔던 자들이 물러가 땅에 떨어졌다. 한 제자가 검으로 말고의 귀를 쳤을 때 도로 붙여 주시며 ‘이것까지 참으라'(눅22:51)고 하셨다. 그리곤 ‘기갈 피곤 상처 아픔 모욕 수치 넘칠 때에 자비 온유 인내 용서는 주님 맘에 가득 넘쳤다.'

열두 영 더 되는 천사를 보내사 멸하실 권세도 포기하신 주님의 온유의 절정은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

‘다 이루었다'(요19:30)

하시고 그 영혼이 돌아가셨을 때이다.

온유는 능력과 실력과는 반대로 보이지만 다른 뜻 아래서 순복하는 능력이다. 결국 주님의 온유는 영혼들의 마음을 얻으셨다.

추 상 현(울산중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