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동남아 선교지와 그외 몇 나라들을 방문하고 그곳에 있는 모임들과 교제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미국 모임들을 방문하여 교제할 수 있는 큰 은혜를 누리게 되었다(2004.5.18～6.23).

처음 비자를 신청할 때, 비자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대하 14장 11절에 아사왕이 기도한 대로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 밖에 도와 줄 이가 없다는 말처럼 주를 의지해 기도한 결과 생각보다 쉽게 비자를 받게 되었다. 미국 비자 신청도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데, 하늘의 신령한 복과 시민권을 은혜로 주신 것을 생각할 때, 주님께 새삼 감사를 드리게 된다.

미국 방문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분의 조언이 생각났다.

늘 하나님과 동행하라!

주님께 드릴 돈으로 여행하지 말라!

돌아와서 후회할 곳은 가지 말라!

가족과 성도들에게 늘 긴밀한 연락을 취하라!

인생 자체가 여행임을 명심하라!

이 말들을 마음 속으로 되뇌이며 여행을 시작했다.

며칠간의 준비 끝에 도쿄를 거쳐 씨애틀로 향하게 되었다. 넓은 태평양 바다 상공을 건너가는 항로는 참 지루하게 느껴졌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도 기내 지도 표시판에는 별로 진전이 없음을 보면서, 이사야 40장 15～17절의 말씀대로 하나님은 얼마나 위대하신 분이신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또한 그 가운데 있는 나는 말할 것도 없는 미미한 존재이지만, 이 같은 자를 사랑하셔서 가장 귀중한 아들을 내어주신 그 사랑이 얼마나 큰지 찬양이 절로 되어졌다.

긴 항로를 거쳐 씨애틀 타코마 공항에 도착하여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가니 권혁기 형제님과 박성래 형제님이 마중 나와서 기쁘게 영접해 주셨다. 피곤했지만 형제님들의 얼굴을 보니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사도행전 28:15에 바울 사도가 로마로 가는 길에 마중 나온 형제들을 보고 하나님께 사례하고 담대한 마음을 얻었다는 말씀이 공감되었다. 또, 어느 곳에서든지 그리스도의 피로 거듭난 형제들을 두셔서 위로 받게 하시고 형제 사랑을 나누게 하심을 감사케 된다. 이렇게 씨애틀 모임을 시작으로 해서 여러 모임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간단하게 기록해 보고자 한다.

씨애틀 모임(North Lynwood Bible Chapel)
씨애틀은 태평양 연안으로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며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으며 커피로 유명하고 보잉사와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위에 올림프스 산맥과 베이커산, 레이너산 등 고봉으로 둘러 싸여 있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지도를 보면 마치 천연요새와도 같이 보인다.

이곳의 린우드 모임은 미국인 성도 50여명과 한국인 성도 20여명이 함께 모여 주님을 섬기고 있다. 주일 오전에는 예배와 말씀 교제가 있었으나 오후시간에는 한국인 성도들과만 따로 교제했다. 다용도로 쓸 수 있도록 설계한 예배당과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교제의 방들이 있었으며, 지하에 있는 운동실 외, 식당, 화장실, 주차장, 놀이터, 정원등은 미국의 여느 모임과 같이 주밀하고도 실용성있게 지어져 있었다. 오래 전에 건축되어진 이러한 예배당과 각 곳에 흩어져 있는 수양관 시설을 볼 때, 미래를 준비하여 헌신했던 성도님들의 믿음을 보는 듯 하고, 이 건물과 땅을 그대로 한국으로 옮기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 모임과 미국의 여러 모습들을 한국의 성도님들과 함께 보지 못하고 혼자서만 보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했다. 박성래 형제님과 페트로웨이 자매님 댁에서 가정 집회로 식사와 함께 말씀 교제가 있었다. 미국 교민들의 삶이 대부분 그렇듯이 바쁘고 피곤하지만 열심히 모이시고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이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나그네 된 소자들을 사랑으로 대접하시고 최선을 다해 섬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아울러 감사의 마음과 성도 섬기는 본을 배우게 되었다.

마지막 날에는 이요셉 형제가 근무하는 칼빈슨호를 방문해서 핵 항공 모함의 구석구석과 해군 시설들을 보면서 미국의 군사력의 강한 면모를 실감케 되었고, 이곳에 근무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형제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기도도 되어졌다.

뉴져지 모임(Central Bible Chapel)
씨애틀에서의 교제가 끝나고 뉴욕으로 가기 위해 아침 6시 전에 권형제님댁에서 출발했는데, 형제님들이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나오셔서 환송해 주셨다. 아쉬운 이별을 하면서 <인생은 이별 연습> 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시카고 오하이오 공항을 거쳐서 가게 되었는데, 공항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바삐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비행기를 놓칠 뻔 했다. 점심도 굶은 채 뉴욕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는 데다 미리 부쳤던 짐이 오지 않아서 다시 찾아 숙소에 도착하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어 있었다. 과연 미국이 넓은 것을 조금씩 실감케 된다. 공항에 임천환 형제님 내외분이 마중 나와 주셔서 얼마나 반갑고 안심이 되던지....... 자매님께서 한국식으로 음식을 마련해 주셔서 위로가 되었고, 심경섭 형제님 가정에서는 여러모로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주일날 미국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후 한국 성도님들과 말씀 교제 및 야외에서 식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남궁진 형제님 댁과 오광진 형제님 댁에서는 가정집회로 모여 교제하였다.

그 동안 보지 못하였던 배경숙 자매님, 배근화 형제, 이상근 형제, 심명섭 자매님을 만나서 참으로 반가웠다. 우리가 이곳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메릴랜드에서 교환 교수로 잠시 체류하는 김해교회 김남태 형제님 가정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함께 동참해서 기쁨이 배가 되었다. 참 세상은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광진 형제님께서 휴가를 내어 뉴욕의 여러 곳들, 맨하탄, UN본부, 한국 대사관, 파괴된 무역 센터 자리 등을 안내해 주었다. 특히 9·11 테러 현장을 보면서 미국의 아픔과 상처가 보이는 것 같았고 이 일을 통해서 복음이 확장되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이 세상에는 안전지대가 없으며 겸손히 주님의 품안에 안기는 것만이 가장 안전하고 가치있는 일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세계의 중심 도시 이곳에 교민들과 유학생들이 LA다음으로 많이 살고 있기에 뉴져지 모임들이 주님으로부터 얼마나 넓은 추수밭을 부여 받았는가 느끼게 되었고, 일심으로 서서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해 협력하여(빌 1:27) 주님의 복음을 힘있게 증거할 수 있도록 기도와 격려가 절실함을 깨닫게 되었다.

애틀란타 모임(Marietta Bible Chapel)
애틀란타 시는 CNN 본부와 올림픽이 치러진 곳이며 몇몇 기업의 본부가 있는 도시이고 남북 전쟁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미국 어느 도시보다도 깨끗하고 잘 정돈된 도시로서 도시 전체가 공원과 같다.

조용철 형제님이 이곳에 와서 사업을 하시면서 복음을 전파하고 계시고 최근에는 몇몇 분들이 주님을 영접하여 모임에 더해졌다. 연로하시지만, 주님을 사랑하시는 안경자, 천희주 자매님 가족, 이동우 형제님 가족을 다시 만나니 반갑고 조용준 형제님 댁과 김창락 형제님 댁에서 가정 집회로 모여서 교제했다. 김유미 자매가 있는 그린빌의 밥존스 대학교와 박물관을 둘러본 후, 중세의 신앙을 위해 고난 받았던 성도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과 도전을 받았다. 미리 계획된 수양회는 Amicalola Falls Hotel에서 시카고에서 오신 이재홍 형제님, LA에서 오신 정광호 형제님, 캐나다에서 오신 정정모 형제님 가족과 캄보디아의 안현 형제님까지 여러 곳의 성도들과 청소년들이 모여 축복된 수양회였다. 말씀 교제는 정광호 형제님, 추상현 형제님과 내가 맡았고 청소년들은 정정모 형제님이 수고하셨다. 애틀란타는 한인들이 약 10만 정도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조용철 형제님께서 동남아 지역만 선교지가 아니라 미국 50개주도 선교지라 하시면서 미국 모임과 선교를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당부하심이 마음에 새롭게 와 닿았다. 형제님께서는 한인 청소년들과 하와이 등 미주지역 개척에 대해 많은 관심과 기도를 하고 계셨다.

헌신적으로 섬기시는 성도들을 생각할 때, 말씀의 은사를 가지신 형제님들이 일어나서 동역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휴스턴 모임(Fist Colong Bible Chapel)
애틀란타에서 다시 시카고를 거쳐 가느라 긴 시간이 소요되어 휴스턴에 도착 하였다. 확실히 다른 곳보다는 무더웠다.

휴스턴은 NASA가 있는 곳이다. 매년 80명의 우주비행사가 훈련 받고 세계 18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평생에 걸쳐서 우주인이 된다고 하였다. 우주 개발을 위한 헌신, 투자, 그리고 거대한 규모가 나를 놀라게 하였다. 박노순 형제님이 공항에 나오셔서 반갑게 영접해 주셨고 형제님 댁에서 편히 쉬게 배려해 주신 것 정말 감사했다. 일정이 바뀌는 관계로 준비했던 뉴올리안즈 김승호 형제님의 가정을 방문하지 못하고 그곳에서의 복음교제를 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송형근 형제님 댁에서 가정 집회를 가졌고 주일에는 예배당에서 예배와 말씀교제를 가졌는데 뜻밖에도 구덕모임의 고미선 자매님께서 참석하셔서 참으로 반가웠다. 오후에는 김명종 형제님이 다니는 라이스 대학교 나노 연구센타에 들러서 선진 과학 기술의 미래를 보았고, 저녁에는 송형근 형제님 댁에서 가정 집회로 모였다. 소수의 성도지만, 진리에 순종하고 복음을 증거코자 애쓰시는 성도님들을 볼 때, 간절한 기도와 격려가 필요함을 느꼈다.

바쁘신 중에서도 사랑을 베풀어 주신 성도님들의 손길들을 가슴에 가득 안고 감사의 마음으로 LA로 향했다.

LA모임(Fullerton Bible Chapel)
미국을 순회하다가 LA에 오면 꼭 한국에 온 것 같다. 약 100만 명 정도의 교포가 사는 곳이기에 한국 것이 없는 것이 없다. 늘어선 한국 간판을 보면서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반갑다. 광활한 지역이라 주일에는 예배당에서 미국 성도들과 루마니아 성도들, 그리고 한국인 성도들이 각각 따로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한다. 그러나 함께 모이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들었다.

주일 외에는 한인타운 중심으로 정낙순 형제님 가정과 강삼수, 손병운, 한상천 형제님 가정 등 여러 성도님들이 모이시고, 리버사이드 지역에는 정광호, 천광식 형제님 가정이 구도자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하며 모였고, 플라톤 지역에는 이상오, 김기문, 노경천, 권창원 형제님 가정과 여러 성도님들이 구역집회로 모이고 계셨다. 또, 샌디에고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정광호, 천광식 형제님께서 방문하여 교제하고 계셨는데, 정국재 형제님 가정과 안진호 형제님 가정이 유학생들 중심으로 식사를 대접하며 복음을 증거하고 계심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LA와 샌디에고는 계속 인구가 늘어나고 발전이 되어지는 것을 볼 때, 교회가 더 세워져야 할 넓은 밭임을 보고 일꾼이 일어나서 지혜롭게 동역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광호, 정낙순, 노경천, 이상오, 김인준 형제님 댁에서 가정 집회도 하고, 편히 쉬도록 배려해 주셨다. 이곳 성도님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의 빚을 지고 왔는지 모른다.

대봉동에서 오래전에 같이 섬겼던 최경숙 자매님을 뵙는 기쁨도 감사히 누리면서 주님, 저들의 노고를 갚아 주시옵소서! 라는 기도를 되뇌이며 새크라멘타로 떠났다. 김경자 자매님이 이른 아침 공항까지 전송해 주셨다.

새크라멘타 모임
새크라멘타는 캘리포니아 주 수도이다. 4년 전에 고 이종경 형제님이 계실 때 잠시 방문한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수양회에 참석겸 방문하게 되었다. 김정준 형제님이 수양회를 위해서 장기간 휴가를 내어 수고하셨고 공항까지 나오셔서 반갑게 영접해 주셨다. 특히 Mt. Hope Camp Center에서 수양회를 가졌는데 LA에서도 여러 청년들과 성도님들, 플로리다에서, 새크라멘타의 미국 성도님들과 많은 청소년들이 참석하여서 풍성한 교제가 되었다. 특히 이윤범 형제님과 여러 노 성도님들, 멘티카에서 온 한수동 형제님과 모친님, 고 이종경 형제님 자매님과 가족들, 대구에서 잠시 같이 섬겼던 박미향 자매님 등, 오랜만에 만나니 참으로 반가웠다. 성도님들과 말씀을 나누면서 교제의 즐거움을 누렸고, 침례식에서 10여명의 청소년들이 침례에 순종해서 큰 기쁨이 되었다.

젊은 교사들이 열심히 섬기는 새크라멘타 모임은 몇 년 전부터 주께서 청소년들을 많이 붙여 주시므로 믿음의 꿈나무들이 많아 더욱 흐뭇하였다. 김정준 형제님 가정과 여러 가정이 헌신적으로 모임을 섬기시고 계셨고 특히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특별히 한국 모임 청소년들과 교제를 통해서 피차에 도전을 주고 배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투병 중이신 오형제님 가정에 들러서 여러 형님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하였고 주님께 형제님을 의탁드리며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주일날 진 깁슨 형제님이 계시는 페어 헤븐 모임에 참석해서 형제님을 뵈옵고 교회의 여러 활동, 그룹 성경공부, 예배당 시설 등을 돌아 본 후 집회에 참석하여 주밀하고도 규모있게 운영 하는 것을 보고 교훈을 받았다.

미국 방문을 마치면서 몇가지 마음에 정리 되는 것이 있었다. 오래전에 앞선 미국 성도님들의 수고와 헌신을 통해서 모임 장소와 수양관을 마련했지만, 시간이 흘러서 개인주의와 쾌락주의 풍조에 밀려, 많은 교회들에 젊은이가 사라지고 노쇠화 되는 현상이 한국 모임의 미래에 대한 경고로 여겨졌다. 그리고 미국 모임이나 한국 모임이 차세대를 이끌 젊은이를 위해서 기도와 양육, 헌신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가능하면 미국과 한국 청소년들의 교제를 통해서도 피차 도전을 받고 배우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젊은이들에게 단기 의료 선교 등 여러 부분에 동역과 격려의 필요성도 보았다.

특히, 미주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시고 교회를 섬기시는 성도님들과 일꾼들에 대한 격려도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선교 지역에 대한 개념도 이제까지 동남아나 기타 여러 지역을 생각했지만, 이제는 어느 곳에든지 거의 한국 교포가 살고 있는 광활한 50개주, 더 나아가서 남미지역까지 선교지임을 알고, 미주에 계시는 성도님들과 모임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하되, 한국 모임도 함께 기도하고 동역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깨닫게 되었다. 연약함과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기도가 필요하며 우리의 아름다운 것들을 극대화시키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의 교육, 섬김, 환경등 여러 부분에 실제적으로 배울 것이 많기에 시야를 넓혀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주님의 오심이 가까운 이때에 마태복음 9장 36-38절에 기록된 대로 주님의 마음을 갖고 추수할 일꾼들을 주께서 여기 저기서 세워 주시도록 간구를 드리게 된다.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도록 섭리해 가신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