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랑을 버린 교회>
에베소 교회는 주님을 위한 행위와 헌신이 큰 교회였습니다. 바울은 두란노 서원에서 2년여 동안 제자들을 가르쳤고(행 19:9,10), 마술사들이 구원받고 은 오만에 해당하는 마술책을 불사르는 놀라운 간증이 나타날 정도로 주의 말씀이 힘있게 역사한 교회였습니다(행 19:19,20). 또한 거룩하고 겸손한 삶의 간증을 지키므로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하였고, 자칭 사도라고 칭하는 거짓 교사들을 드러내는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있는 교회였습니다. 주님 일에 부지런하고 오래 참는 교회였고 니골라당의 행위를 미워하는 교리적으로 건전한 교회였습니다. 에베소 교회는 주님으로부터 그들의 사역을 인정받았습니다. 외형적으로 볼 때 칭찬받을만한 교회이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교회입니다.

주님으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는 많은 행위와 수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들에게서 실망하시는 충격적인 모습을 발견합니다.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주님을 위한 많은 수고와 인내와 행위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이 주님에게서 떠나있다고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이 주님의 사랑 안에서 기뻐하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말았고 주님에 대한 그들의 뜨거운 사랑도 버렸습니다. 처음 사랑을 “잃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버린 것(you have left)”입니다. 주님에 대한 처음 사랑을 실수하여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떠난 것입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열심과 외적으로 나타나는 많은 수고와 활동을 하던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자신들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능력 있는 사역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그들에게 주님의 엄중한 책망을 들었을 때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놀랐을 것입니다. 아마 크게 당황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의 행위는 놀라웠고 다른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가려냈으나 그들 자신의 심령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더 큰 문제는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라!>
성도들이 이 땅에 존재하는 목적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백성으로서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기 위함입니다(벧전 2:9). 교회는 이 땅에서 예수님을 증거하여야 합니다.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드러내는 일을 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의 모든 행위와 수고와 인내는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 동기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하지 않을 때 주님이 아닌 사람이 나타나게 되며, 사랑이 없는 모든 사역은 영적으로 살리는 사역이 아니라 죽이는 사역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많은 행위와 인내와 수고가 있었지만 주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빠져있었습니다. 그들은 처음 사랑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주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이 습관적으로 사역에 임하고 있었고 형식적인 의무감에서 주님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주님에 대한 사랑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행위와 수고의 사역은 계속되었습니다. 주님은 그들에게 처음 사랑이 어디에서 떨어졌는가를 생각하라고 하십니다. 처음 사랑을 버린 이유는 각 성도들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알라는 것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오늘날 주님을 섬기는 성도들에게도 여러 가지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 우리가 주님 일에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면서도 주님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없어도 우리의 의지와 열심만으로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에베소 교회 성도들처럼…문제는 주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성령의 감동 없이 형식적으로 의무감에서 행하므로 주님이 나타나지 않고 우리 자신들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 나타나지 않고 형식화된 종교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이론이 아닌 실제적인 행동입니다. 주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셨고, 원수를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원수는 물론이거니와 형제들도 사랑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주님을 섬기면서 사람을 두려워할 때도 있고, 내게 유익이 되지 않고 손해가 될까봐 피하기도 합니다. 주님의 사랑보다 세상 사람들의 처세로 형제를 대하고, 성도들의 관계 속에서도 이해관계로 계산하면서 행동을 합니다. 성도들이 풍성한 사랑과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은 사라지고 언제부터인가 풍요로운 삶 속에 안주하고 자기 중심의 사랑 속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 아닙니까? 주님과 함께 고난당하고자 하는 마음은 점점 사라지고 나태함 속에 세상에 안주하고 싶어 합니다. 사랑이 없으므로 형제를 어렵게 하고 세워주지 못하고 넘어지게 합니다. 주님의 자녀들끼리 분별이 다르면 쉽게 배척하고 교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로의 분별이 다르다고 교제를 끊고 비판하는 것은 주님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영적 상태를 주님께서 보실 때 주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에베소 교회에게 하신 말씀으로 똑같이 경고하십니다. -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

<회개하라!>
주님은 오래 참으시고 온유하시며 교만하지 않으시고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시는 분이십니다(고전 13:4-5). 우리 주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으로부터 사랑을 배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주님의 일보다 주님과 정상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 먼저입니다. 주님과의 친밀한 사귐과 교제 속에서 주님을 올바로 배울 때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덕을 세우고 본을 보이면서 신뢰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성도들의 인격과 삶의 변화는 주님과의 정상적인 사귐 속에서 가능합니다.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많은 사역과 봉사 속에서 주님과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무시하고 자신들이 추구하던 일만 계속하므로 처음 사랑을 버리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건전한 교리와 열심은 있는데,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능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모르면 주님을 위한다면서 형제들을 비난하게 되고, 주님의 뜻을 모르면 진리를 세운다면서 형제들과 교제를 끊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진리는 사랑이 없으면 법이 될 수 있고, 열심의 동기가 사랑으로 되어지지 않으면 사람의 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이 없는 진리는 상대를 죽이는 무서운 칼이 될 수 있고 사랑으로 되어지지 않는 행위와 수고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판단하는 교만이 될 수가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알지 못할 때 우리의 섬김과 봉사는 사람을 살리기보다 죽이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처럼…

주님은 안식일에 생명을 구하셨지만 바리새인들은 주님을 판단하였습니다. 주님은 죄인의 친구가 되셨지만 바리새인들은 죄인들과 식사한다고 비난하였습니다. 하나님을 가장 잘 섬긴다는 그들이 결국은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죽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열심은 있었지만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없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였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죄인을 사랑하여야 하는 것이 주님의 마음이라면 “죄를 미워하고 죄인도 미워하는 것”이 바리새인의 마음이었습니다. 이 마음은 또한 우리들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 에베소 교회는 주님의 사랑을 상실한 채 관습적으로 열심히 행하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빠져버린 인간의 행위와 수고는 주님의 마음과 뜻보다 사람들의 생각과 의지만이 나타나게 되었고, 그것은 생명없는 종교로 전락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네가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지적하시고 회개할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우리의 변화와 회복을 위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는 회개입니다. 회개가 없다면 죄의 성향 속에 사는 우리들이 주님과의 지속적인 교제나 거룩한 예배, 그리고 성화의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알고 자신의 힘으로 안되는 것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려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회개의 영을 주셔서 하나님에 대한 정직한 회개를 하도록 하십니다.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이 죄를 보시는 것처럼 죄를 바라보고, 하나님이 죄를 미워하시는 것처럼 죄를 미워할 때 가능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죄를 고백하고 죄에 빠진 것을 깊이 후회하고 반성해도 그것이 진정한 회개는 아닙니다. 회개는 죄에 대하여 생각을 돌이키고 마음을 바꾸므로 삶까지 변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그들의 놀라운 사역들이 주님의 사랑으로 되어지지 않고 주님과 아무 관계없이 습관적이고 자의적으로 행하던 일에 대해 회개하여야 했습니다. 그럴 때 자신을 겸손히 낮출 수 있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진정으로 깨닫고 주님을 의지할 때 우리는 주님에 의해서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될 수 있습니다. 회개가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되어질 때 회복의 주체는 내가 아닌 주님이 되시고, 내 능력이 아닌 성령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시는 분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일의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사역을 이루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역의 과정 속에 주님에 대한 처음 사랑이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회개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죄를 죄로 여기지 않는 불감증도 심각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의 마음이 강퍅하여 회개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주님 앞에 처음 사랑이 없음을 회개하는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거룩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고, 내가 더 진리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현시대의 바리새인이 되고 말 것입니다. 처음 사랑이 없으므로 형제에 대한 사랑과 구령에 대한 열정을 상실한 것을 인정하고 주님께 진정으로 회개하며 은혜를 구하는 것이 우리의 합당한 자세일 것입니다.

<처음 행위를 가지라!>
우리들은 처음 주님을 믿었을 때처럼 지금도 주님에 대한 예배와 기도 생활, 말씀을 듣고 전도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없는 것 없이 빠진 것 없이 신앙의 모든 것들을 다 가지고 있고 행하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볼 때 아무 문제없이 보입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 근본 원인은 무엇입니까? 처음 사랑이 없다는 것입니다. - 그리스도를 처음 믿고 가졌던 하나님에 대한 사랑, 형제들에 대한 사랑이 많이 사라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복음을 깨닫고 구원받았을 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감격하고, 그 감동 속에 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다음 주일 예배를 기다리고 사모하였습니다. 주의 말씀이 꿀처럼 달고 말씀의 인도를 받는 경험 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였고, 아버지 하나님 앞에 능력있는 살아있는 기도를 드리고 응답받는 은혜 속에 더욱 더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하였습니다. 형제의 얼굴 보기를 열정적으로 힘썼고 만날 때마다 풍성한 교제와 사랑을 나눌 수가 있었고, 구령에 대한 뜨거운 마음으로 전도지를 돌리면서 전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삶들은 주님에 대한 첫사랑의 능력으로 나타난 변화의 열매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은 식어져 있고, 형제에 대한 진실한 사랑과 간증을 쉽게 볼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자신도 모르는 중에 이기적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그 중심에는 자신만을 사랑하는 자기 중심적인 생각 속에 세상의 안락과 풍요를 누리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에 대한 사랑과 순수한 열정으로 주와 복음을 위해 고난 받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세상의 풍요와 안락 속에 믿음의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합니다. 주님은 에베소 교회를 통하여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 처음 사랑을 가지라!

박 건 신(원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