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7장은, 1절의 “너희의 쓴 말에 대하여는” 라고 한 것을 보아 고린도 교회가 사도 바울에게 보낸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의 답변 내용을 통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결혼에 관하여 어떤 질문들을 했었는지도 짐작하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결혼을 둘러싼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고린도는 항구 도시어서 동서 상인들이 빈번히 왕래하게 됨으로 인해 다른 곳에 비하여 더 많이 성 도덕이 문란해진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고린도에서는 오늘날 처럼 남녀의 혼전/혼외 성 범죄 및 혼전 동거, 동성 연애, 근친 상간, 일부다처, 이혼, 재혼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고린도 교회 안에는 결혼한 후에 배우자 한 쪽이 주님을 믿게 되어 다른 한 쪽이 믿지 않는 경우가 되어있는 부부들도 있어 이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도 있었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사도 바울을 통해 이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주님의 뜻을 알기 원했던 것이다. 제기된 문제들은 대체로 다음 일곱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7:1-7 결혼과 결혼 생활의 문제; 2) 7:8-9 “혼인하지 아니한 자들과 과부들”의 결혼 문제; 3) 7:10-11 “혼인한 자들”의 이혼 문제; 4) 7:12-16 “그 남은 사람들”/믿지 않는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 지속의 문제; 5) 7:17-24 구원을 받은 후 종교/사회적 신분의 문제; 6) 7:25-38 “처녀”의 결혼 문제; 7) 7:39-40 과부의 재혼 문제

결혼과 결혼생활의 문제- Marriage and Its Related Problems(7:1-7)
고린도전서 7장에 나타난 사도 바울의 일반적인 교훈의 흐름은, 주님의 부르심과 하나님께 독신 생활의 은사를 받은 것을 전제로 하고는 있지만, 가능하다면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주님을 섬길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로서는 당시의 임박한 환란과 결혼 생활의 염려로 인해 주님께 헌신하는 마음의 나누임을 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사도 바울이 결혼을 죄악시하고 독신 생활을 더 신성시하여 그런 권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절에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 아니함이 좋으나”라고 한 말씀은 남자가 여자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이 좋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이는 독신 생활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신 생활이 결혼 생활보다 더 신성하고 성결해서 그렇게 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절은 “음행의 연고로” 결혼의 필요성을 권하는 말씀이다. 즉 “음행의 연고로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마다 자기 남편을 두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 “남자 마다”,“여자 마다”는 “각 남자”,“각 여자”란 뜻으로 일부일처제를 말씀하고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마 19:3-8 참조).
또한 “음행의 연고로”라고 한 말씀에는 어둡고 서글픈 뉘앙스가 드리워져 있다. 이는 결혼이 성 범죄 예방의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녀의 성은 하나님께서 “복”으로 주신 것이었는데(창 1:27,28) 그 성이 그만큼 심각한 위험 수위에 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금 더 더욱 사실이 아닌가!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근본적으로는 사람이 하나님과의 영적 교류가 끊긴 데서 기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 영적 교류의 단절은 인간에게 심각한 공허감과 공포증을 초래하여 그 공허감을 채우고 그 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은 허영심/욕심/이기심 같은 것을 행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여기에다 오늘날의 언론 매체와 여성들의 관능적 옷 차림이 그 선정 문화를 한층 더 부추기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3절로 5절의 말씀은 부부의 성 생활과 관계된 것으로 깊은 생각을 요하는 말씀이다. 3절은 부부의 몸에 대한 서로의 의무; 4절은 부부의 서로에 대한 성의 권리 소재; 그리고 5절은 부부 상호간 성 거부의 위험성에 대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1) 부부 서로에 대한 성의 의무(Marital Duties of Husband and Wife)
3절은 부부는 서로에 대해 성의 의무를 가지고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남편은 그 아내에 대한 의무를 다 하고 아내도 그 남편에게 그렇게 할지라”
“의무”란 “마땅히 해야 할 본분”을 말한다. 이에 아내가 남편에게 성을 요구할 때 남편은 그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것이 남편의 아내에 대한 본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아내의 경우에도 그렇다는 것이다. “남편은 그 아내에 대한 의무를 다 하고 아내도 그 남편에게 그렇게 할지라”

2) 부부의 몸에 대한 서로의 권리(Marital Authority Over the Bodies of Husband and Wife)
4절은 부부 서로의 성에 대한 권리는 상대방이 가진다는 것이다.
“아내가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남편이 하며 남편도 이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아내가 하나니”
부부는 결혼할 때 둘이 “한 몸”이 된다. 그러므로 부부는 결혼할 때 개인의 권리가 사라지고 의무만 남게 된다. 이것이 “아내가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남편이 하며 남편도 이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아내가 하나니”라고 한 말씀의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부부의 서로에 대한 성의 권리는 상대방 배우자가 가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부부의 성 윤리요 도덕이다. 부부가 이 윤리에서 벗어날 때 심각한 갈등과 분노와 불화를 가져오게 된다.

3) 부부 상호간 성 거부의 위험성(Dangers of Depriving One Another)
5절은 부부가 성을 거부하기 위해 각 방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단에게 시험할 틈(기회)을 제공하는 것이 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바울은 “서로 분방하지 말라”고 경고성 권면을 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분방을 해야 할 경우라도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되고, 오직 상대방의 “합의”를 얻어 “얼마 동안은 하되 다시 합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인즉 “너희의 절제 못함을 인하여 사단으로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부부가 상대방에게 성을 거부하기 위하여 각 방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한 일인가를 단적으로 시사하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서로 분방하지 말라 다만 기도할 틈을 얻기 위하여 합의상 얼마 동안은 하되 다시 합하라 이는 너희의 절제 못함을 인하여 사단으로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4) 바울의 권면(Paul's Concession)
“그러나 내가 이 말을 함은 권도요 명령은 아니라” 여기서 “이 말”은 다음에 할 그의 권면을 말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1절에서 독신 생활을 권장하면서도 그 위험성을 생각하여 “남자마다”, “여자마다” 결혼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결혼한 후에 원만하게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것이기에 이런 권면을 하게 된 것이다.
즉 “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같기(독신 생활 하기-필자 주)를 원하노라”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각각 하나님께 받은 자기의 은사가 있으니 하나는 이러하고 하나는 저러하니라” 바울은 모든 사람이 자기와 같이 독신으로 살면서 주님을 섬기기를 원하지만 하나님께 받은 은사가 서로 다르니 독신 생활의 은사를 받았으면 그렇게 하고, 결혼의 은사를 받았으면 또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이다.

위의 말씀을 다시 요약한다면, 결혼은 해야 되느냐/안 해야 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각자 하나님께 받은 은사를 따라 할 것이고, 결혼한 후에는 부부가 사단의 시험을 의식하여 서로에 대한 성 요구를 존중하고 분방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영적인 이유로 분방을 해야 할 경우라도 서로의 합의를 따라 하되, 그것 역시도 “얼마 동안은 하되 다시 합하라”는 것이다. “이는 너희의 절제 못함을 인하여 사단으로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결론적으로, 성경은 부부의 성 문제가 사단의 시험거리가 되어 서로에게 어떠한 상처와 가정 불화/가정 파괴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 그 잠재력을 생각하여 모든 부부는 근신하는 마음과 온유한 심정으로 성경의 성 윤리를 따라 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