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행전 기자 누가는 사도 바울의 에베소 전도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특히 세 가지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1) 세례 요한의 제자들에 대한 전도(19:1-7), 2) 유대인 회당에서의 전도(19:8), 3) 두란노 서원에서의 전도(19:9-20), 4) 에베소 전도 후의 여정에 대한 계획(19:21,22), 5) 에베소 소동(19:23-41).

1. 세례 요한의 제자들에 대한 전도(19:1-7)
“ -- 바울이 -- 에베소에 와서 어떤 제자들을 만나 가로되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가로되 아니라 우리는 성령이 있음도 듣지 못하였노라”(1, 2절)
여기 “어떤 제자들”은 3절의 요한의 세례를 받았다는 것으로 보아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었음이 틀림 없어 보인다. 그들은 세례 요한의 가르침에 따라 “회개의 세례“를 받고 그의 증거한 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로서 예수님에 대하여 꽤 많은 것을 알고 있었으리라 믿어진다(행 18:25 참조). 즉 이 “제자들”은 나름대로 예수님을 믿고 있었으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바울은 이 “제자들”을 처음 만난 경우이지만, 그들과 대화하는 중에 그들이 예수님을 믿는다고는 하나 무엇인가 그들의 신앙에 빠져 있는 것, 곧 성령으로 거듭난 경험이 빠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바울은 그들에게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고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믿는다는 것과 성령을 받았다는 것(엡1:13; 요7:39), 믿는다는 것과 거듭났다는 것(요1:12,13; 요일4:15; 요일5:1), 믿는다는 것과 구원을 얻었다는 것(엡2:8,9), 믿는다는 것과 영생을 얻었다는 것(요5:24; 요6:47)은 동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는다고는 하나 성령으로 거듭난 증거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바나바는 안디옥에 갔을 때 그들을 처음 만나는 경우였지만 그들에게서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했던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사람에게 성령이 임하시면, 즉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날 때 어떤 증거들이 나타나는가?
이 제자들의 경우는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시므로 방언도 하고 예언도”(6절)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순절 날 유대인들에게 성령이 임하셨을 때와 이방인 고넬료에게 성령이 임하셨을 때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행2:1-4; 행10:45,46). 하지만 이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왜냐하면 성령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행11:21; 행13:52; 행14:1,21; 행17:4,12; 행18:8; 고전12:10,28-30).

하지만 성령을 받을 때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 곧 증거 네 가지가 있다. 1) 성령의 열매가 나타난다; 2)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알아 사모하게 된다; 3)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게 된다; 4) 거듭난 형제를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다.

1) 성령의 열매가 나타난다(행2:42-27)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면 그에게서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게 되어 그의 인격이 변한 것을 보이게 된다. 즉 그에게서 전에 볼 수 없었던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갈5:22,23)와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행2:42-47).

2)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알아 사모하게 된다(시119:103; 행2:42; 벧전2:2).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하니이다”(시119:103)
“내가 주의 법을 어찌 그리 사랑하는지요 내가 그것을 종일 묵상하나이다”(시119:97)
“그러므로 내가 주의 계명을 금 곧 정금 보다 더 사랑하나이다”(시119:127)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기를 전혀 힘쓰니라”(행2:42)
“갓난 아이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벧전2:2)
이와 같이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면 갓난 아이가 엄마의 젖을 사모하여 즐기는 것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인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즐기게 된다. 이것은 그에게 “생명”이 있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3)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게 된다(요일2:3; 벧전1:22).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벧전1:22)
“베드로와 요한이 대답하여 가로되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 듣는 것 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하니”(행 4:19,20)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면 이로서 우리가 저를 아는 줄로 알 것이요 저를 아노라 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는 자는 거짓말 하는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있지 아니하되 누구든지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사랑이 참으로 그 속에서 온전케 되었나니 이로서 우리가 저 안에 있는 줄을 아노라”(요일2:3-5)
이와 같이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면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임을 알게 되어 경외하게 됨으로 순종하게 된다.

4) 거듭난 형제를 알아 보고 사랑하게 된다(요일3:14).
“우리가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치 아니하는 자는 사망에 거하느니라”(요일3:14,15)
이와같이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면 거듭난 다른 형제들을 알아 보게 될 뿐만 아니라 그들과 교제하고 싶어지고, 또 그들을 주님 안에서 영적으로 그리워하게 되어 사랑하게 됨으로 형제의 필요를 보면 무엇이든 도와주게 된다(행2:44; 행4:32-35; 요일3:16).

그러나 사도 바울은 이 요한의 제자들에게서 그런 거듭난 증거들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그들에게 묻기를 “너희가 믿을 때 성령을 받았느냐”고 했으나 그들은 대답하기를 “우리는 성령이 있음도 듣지 못하였노라”고 했다. 물론 이 말씀은 그들이 성령에 대해서 전혀 들어본 적도 없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는 그들이 그의 스승인 세례 요한을 통해서 여러 번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거니와 그는 성령으로 너희에게 세례를 주시리라”(막1:8; 마3:11; 눅3:16; 요1:33,34; 행1:5 참조)는 말씀을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들의 그 말은 성령이 임하여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는 뜻으로 한 것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그들이 체험적으로 성령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바울은 그들에게 재차 묻기를 “그러면 너희가 무슨 세례를 받았느냐”고 했다. 이 질문의 배경에는 그들이 정말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면 성령을 받았을 터인데 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바울의 기대한 바대로 “요한의 세례로라”고 했다. 이에 바울은 그들에게 “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베풀며 --- 내 뒤에 오시는 이를 믿으라 하였으니 이는 곧 예수라”고 증거했을 때 그들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그 마음에 받게 되어(고후4:6)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게 되고, “바울이 그들에게 안수하매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시므로 방언도 하고 예언도 하니” 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세례 요한의 제자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 때 비로소 예수님을 믿은 다른 제자들과 생명적으로 한 무리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세례 요한이 증거한 예수님을 믿기는 믿되 성령이 빠진 예수님을 믿음으로 성령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과 평생 다른 길을 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폐해도 엄청났을 것이다! 하지만 에베소에서는 그런 폐해가 원천 봉쇄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가!

하지만 오늘날 그런 현상이 기독교계에 만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성령이 빠진 교인와 교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무엇으로 그 잘못을 깨우칠 수 있을까! 그 잘못을 깨우치는 데는 사도 바울이 질문한 그 질문을 각자가 자신에게 적용해 보는 것이다. 즉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정직하게 답해 보는 것이다. 요한의 제자들처럼 정직하게 “우리는 성령이 있음도 듣지 못하였노라”고 하듯, “나는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말씀의 뜻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또는 “나는 어떤 때는 성령으로 거듭난 것 같고, 또 어떤 때는 아닌 것도 같은데 어떻게 그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인지요?” 라고 정직하게 고백해 볼 수 있다.

이 때 하나님께서는 바울을 통해서 세례 요한의 제자들에게 바른 길을 말씀해 주시듯 누구를 통해서든 꼭 필요한 말씀을 하게 하사 믿게 하심으로 성령을 받게 해 주실 것이다.

---- 박 준 형